세계 여자 프로골프 판도를 뒤흔들 대형 신인이 탄생했다. 2004년생 신예 로티 워드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데뷔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무대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워드는 27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에어셔의 던도널드 링크스(파72·6538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ISPS 한다 스코틀랜드 여자오픈(총상금 20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정상에 올랐다. 지난 16일 프로 전향을 선언해 이번 대회가 프로 데뷔전이었다. LPGA투어 데뷔전 우승은 1951년 베벌리 핸슨, 2023년 로즈 장(이상 미국)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워드는 이번 우승으로 상금 30만달러(약 4억1000만원)를 손에 쥐었다. 이날 승리는 LPGA투어 통산 7승을 보유한 베테랑 김효주(30·롯데)를 3타차 2위로 제치고 따낸 것이다. 그는 이번 대회 1·2라운드에서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와 동반 플레이를 펼쳤지만 전혀 위축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아마추어 세계 1위 출신인 워드는 지난해 오거스타 내셔널 여자 아마추어 대회 우승, 메이저 대회인 AIG 여자오픈 공동 10위에 입상하며 일찌감치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올해는 이달 초 유럽여자프로골프(LET) 아일랜드오픈에서 6타 차 우승, 이어서 열린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의 성적을 거뒀다. 한 마디로 못하는 게 하나도 없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평균 비거리 270야드, 라운드 당 평균 퍼트 수 28.3개, 페어웨이 안착률 73.2%(41/56), 그린 적중률 84.7%(61/72) 등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각종 데이터가 그것을 입증한다. 바람 영향이 심한 링크스 코스에서 치러진 대회에서 단 3개의 보기만 기록하며 빼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최종일 18번 홀(파5)에서는 2타차 리드에도 불구하고 무리하지 않고 3온 전략을 택했다. 그는 강점인 웨지샷으로 홀 1m 내 지점에 공을 떨군 뒤 챔피언 퍼트를 장식했다.
워드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프로 첫 대회 우승이라 더 특별한 기분”이라며 “다른 선수들의 추격이 있었지만 끝까지 선두를 지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첫 프로 대회라서 긴장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워드는 “지난해 4월 오거스타 대회 때가 오히려 더 부담이 컸다”며 “그때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오는 31일 개막하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AIG 여자오픈 출전을 앞두고 있다. 그는 “며칠 전 코스를 미리 돌아봤다”며 “최근 흐름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2주 연속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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