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김문수 전 장관이 20일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한동훈 전 대표와 안철수 의원은 김 전 장관에 맞서 ‘반(反) 극우전선’을 치고 세 결집을 꾀하고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내달 22일로 확정되면서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김 전 장관은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미·극좌·범죄 세력들이 이재명정부와 민주당을 접수했다”며 “국민을 위해 싸워 이기는 정당으로 국민의힘을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이 쪼그라드는 방향으로 혁신이 된다면 자해행위가 될 수 있다”며 당의 화합을 강조했다.
최근 입당 소식이 알려져 논란이 된 전한길씨에 대해선 “(전씨와) 열린 관계를 가져가려 한다”고 말했다. 유명 한국사 강사인 전씨는 탄핵 국면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복귀를 주장했던 ‘윤 어게인(AGAIN)’ 세력의 대표 인사다.
한 전 대표, 안 의원 등 찬탄(탄핵 찬성)파 주자들은 ‘극우화’를 당의 위기로 진단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지난 대선 김문수 후보 측에서 극우정당 중 하나로 알려진 우리공화당과 국민의힘 합당을 시도했다고 한다”며 “대선 후 반성과 쇄신이 아니라 극우 인사는 입당시키고, 당의 쇄신을 요구하면 징계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적반하장식 역주행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도 “윤 전 대통령이 사라지니 이젠 유튜브 강사를 데려와 ‘친길’(친전한길)계를 만들려고 하는가”라며 연일 비판하고 있다. 두 사람은 전날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전씨의 입당 등 당의 극우화 흐름에 대한 위기의식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대표는 최근 유승민 전 의원과도 만남을 가졌다. 한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는 “당내 전선이 확실하게 그어지고 있다”고 평했다. 안 의원은 일찌감치 출마를 공식화했고, 한 전 대표는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최근 당 혁신위원회에서 인적 쇄신 대상으로 지목됐던 나경원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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