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립예술단 단원들이 승인 없이 외부 공연에 출연하거나, 근무시간 중 연차휴가 등을 내지 않고 타 단체 무대에 선 사실이 부산시 감사에서 무더기로 드러났다. 병가를 내고 해외여행을 다녀온 단원도 있었으며, 일부는 소속 예술단 공연보다 외부 활동이 더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지난 1월 부산문화회관과 시립예술단에 대해 특정감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은 부적정 사례 44건을 적발하고 징계 등 총 75건의 신분상 처분과 933만원의 환수 조치를 요구했다고 16일 밝혔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일부 예술단 단원들은 공연 출연을 3일 전까지 신청해야 한다는 지침을 어기고 당일 또는 사후에 신청한 사례가 212건에 달했다. 외부 공연 횟수를 월 3회로 제한한 규정도 무시됐다. 출연 횟수를 초과한 단원이 86명, 이 가운데 38명은 소속 예술단 공연보다 외부 활동이 더 많았다. 한 단원은 지난해 12회 소속 공연에 출연하는 동안 외부 공연에 75회나 출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시간 내 외부 공연에 나가면서 연가나 반가를 쓰지 않거나, 공연장까지의 거리상 도착이 어려운 시간인데도 반가만 쓰고 출연한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일부는 아예 출근조차 하지 않고 외부 무대에 선 정황도 드러났다.
병가를 내고 해외여행을 다녀온 단원도 확인됐다. 한 단원은 병가 중 일본 여행 사진을 SNS에 올렸다가 들통났고, 또 다른 단원도 병가 기간 중 출국 기록이 확인됐다. 복무 관리가 사실상 통제되지 않고 있었던 셈이다.
이 밖에도 대표이사 공석 기간 중 권한이 없는 직원이 내부 승진 인사를 단행한 사실이 드러났고, 지급 근거 없이 수당을 지급하거나 외부 공연에 과도한 체재비를 집행한 사례도 감사에서 드러났다. 단장의 승인 없이 겸직 활동을 하거나, 주당 허용 일수를 초과한 사례도 반복됐다. 수석 단원이 민간 오케스트라에 수십 차례 출연한 정황도 함께 확인됐다.
감사위는 시립예술단 복무 관리 책임이 있는 부산문화회관에 기관경고를 내리고, 관련 규정 개정과 복무 관리시스템 정비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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