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구속하며 신병을 확보했지만 조사 일정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건강상 이유로 조사에 응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주장하는 반면 특검은 출석에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보고 오는 14일 소환조사에 불응할 경우 강제구인까지 검토 중이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특검팀이 출석을 요구한 14일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윤 전 대통령을 접견한 뒤 출석 가능 여부를 특검에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변호인단은 윤 전 대통령이 당뇨와 눈 합병증, 심리적 충격 등으로 식사도 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이 평소 복용하는 약을 구하지 못했으며 구치소 내에서 실외 운동 제한, 더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법무부는 “윤 전 대통령은 일반 수용자들과 동일한 처우를 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수용 전 복용 중이던 의약품을 소지하지 않고 입소해 관급 약품을 우선 지급한 뒤 신청에 의한 외부 차입 약품을 허가해 지급했다”고 밝혔다. 또 “수용 거실 내 선풍기가 설치돼 있고, 수용동 온도도 매일 확인해 관리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외 운동의 경우 다른 수용자와의 접촉 차단을 위해 단독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14일 조사에 불응할 시 강제구인 조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앞서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구속된 다음 날인 지난 11일 1차 소환 조사를 진행하려 했지만 윤 전 대통령이 불응해 14일로 소환 일자를 재통보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지난 11일 브리핑에서 “불출석이 합당하다고 판단되지 않으면 형사소송법 절차에 따라 진행한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치소로부터 입소 시 건강검진 및 현재까지의 수용관리 과정에서 건강상 문제점이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바는 없다고 회신받았다”고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의 강제구인 가능성 언급과 관련해 “특검 측은 형사절차법과 규정을 잘못 이해하고 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 자진 출석하던지 강제구인을 당하던지 조사에 응하더라도 답변을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구속 전에는 구속을 피하려고 특검 조사에는 응했던 윤 전 대통령이 수감된 상황에서 협조적일지 미지수다. 특검 측은 윤 전 대통령이 진술거부권을 행사해도 혐의 소명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검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의 입에만 매달리는 수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최대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영장 내 혐의 입증에 집중한 뒤 공범 관계 등을 최종적으로 판단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조만간 영장 내 공범으로 적시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과 박종준 전 경호처장,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 등의 신병 처리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양한주 신지호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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