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러시아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13일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전날 강원도 원산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접견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근원적 해결과 관련해 러시아 지도부가 취하는 모든 조치를 무조건 지지 성원하겠다”며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김 위원장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따뜻한 인사를 보냈고 모든 합의를 이행할 의지를 확인했으며 아주 가까운 미래에 당신과 직접 접촉을 이어가기를 기다린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라브로프가 북한을 찾을 때마다 북·러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던 점을 고려하면 김 위원장의 방러가 임박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라브로프의 방북은 김 위원장의 방러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라브로프를 평양이 아닌 원산에 초대한 이유는 자신의 역점 사업인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를 홍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러시아 외무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 리조트에 온 첫 외국인 손님”이라며 라프로프의 방문을 치켜세웠다. 라브로프도 최선희 외무상과의 회담에서 항공편 운항 등 관광지구 활성화를 돕겠다고 약속했다.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개선되는 조짐도 뚜렷하다. NHK는 12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과 중국이 평양과 베이징을 잇는 국제 여객열차 운행 재개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열차는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1월부터 운행이 중단됐다. NHK는 “북한이 러시아와 군사협력 등을 강화하면서 중국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관계 변화 징후인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북·중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은 지난 5월 이후 북한의 시찰·연수 목적 방중이 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북·중 관계가 개선 분위기이기는 하다”고 말했다. 북중우호조약 체결 64주년 기념 연회가 최근 평양과 베이징에서 잇따라 열린 것도 관계 개선 조짐으로 읽힌다.
박준상 기자,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junwit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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