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폭염으로 온열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온열환자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가파른 증가세다. 폭염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1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부터 전날까지 응급실을 찾은 누적 온열질환자는 모두 1357명이었다. 2011년 온열질환 감시체계가 만들어진 이래 가장 이른 시기에 1000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는 9명으로 추정됐다. 누적 환자 수는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2.7배 많고, 사망자는 3배 많은 수준이다.
지난 8일 하루에만 온열질환자가 254명 발생했고, 이튿날 111명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하루 254명은 일일 발생 환자 수 기준 역대 1위다.
온열질환은 뜨거운 열에 장시간 노출되면 발생하는 급성 질환이다.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자칫 방치할 경우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온열질환 발생 신고 장소는 주로 작업장(28.7%) 논밭(14.4%) 길가(13.9%) 등 야외가 대부분이었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61.1%)이 절반을 넘었다. 65세 이상 노인도 33.6%를 차지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농어민과 야외 작업자는 휴식과 함께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어르신, 어린이, 만성질환 등 기저질환을 가진 분들은 폭염과 열대야 속에서 쉽게 탈진하거나 건강이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11일에도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의 최고기온이 36도가 예상되는 등 태백산맥 서쪽을 중심으로 폭염은 이어질 전망이다.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겹겹이 덮고 있기 때문이다.
땡볕더위는 다음 주 중반 비가 내리면서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16∼17일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해 남동쪽에 자리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의 공기와 충돌해 수도권과 강원 영서를 중심으로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