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한 곳으로’ 부르심에 순종… 죄인 아닌 예배자 키워”

Է:2025-07-1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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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교도소 교정 사역 감당
김종익 구세군제원영문 사관

하나님 만남으로 무기수 거듭나
재소자 찬양대 반주자로 헌신

김종익(오른쪽) 구세군제원영문 사관과 아내 윤명옥 사모가 최근 충남 공주교도소 인근 한 교회 카페에서 교정사역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10여년째 김종익(60) 구세군제원영문 사관의 발걸음은 세상 가장 낮은 곳으로 향한다. 한때 동물병원을 운영하면서 평신도로 교정사역을 돕던 그는 5년 전 ‘가장 험한 곳으로 가라’는 말씀에 순종해 구세군 특무사관으로 중범죄자들이 모인 공주교도소에서 교정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그의 사역은 종종 “왜 흉악한 죄인을 위해 그토록 공을 들이나”라는 질문과 마주한다.

김 사관은 최근 충남 공주교도소에서 열린 예배를 마친 후 인근 한 교회에서 국민일보와 만나 “이들 대부분이 언젠가 우리 곁으로 돌아올 이웃”이라며 “한 사람의 변화가 우리 사회를 더 안전하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사역의 철학을 전했다.

20년째 복역 중인 무기수 이강현(가명·53)씨가 김 사관이 본 변화의 결실 중 하나다. 김 사관은 이씨에 대해 “폭력적인 가정에서 자란 상처가 범죄로 이어졌는데 하나님을 만나면서 그의 좁은 세상에 빛이 생겼다”고 말했다. 건반 한 번 만져본 적 없던 그가 독학으로 피아노를 익혀 이제는 재소자로 이뤄진 ‘소망 찬양대’의 반주를 맡고 있다. 이씨에게 건반 연주는 자신의 죄를 돌아보고 피해자를 위해 드리는 속죄의 기도와 같다.

김 사관과 구세군 외부 사역팀이 지난 5월 공주교도소를 찾아 재소자들과 함께 찬양하는 모습. 김 사관 제공

이씨는 “피해자를 위해 기도할 생각조차 못 했다”며 “교도소에 무자비한 이들만 가득하다는 편견 대신 우릴 찾아와 준 목회자들과의 꾸준한 만남을 통해 하나님 앞에 죄를 깨닫고 속죄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는 “7명이 있는 찬양대방의 방장이자 새벽마다 동료를 깨워 함께 예배드리는 인도자가 됐다”고 했다.

김 사관이 전한 담장 안 예배 모습은 통제된 분위기와 신앙의 열정이 교차하는 현장이었다. 교도관의 감시 아래 대화 한마디 없이 앉아있던 150여명 재소자들은 찬양이 시작되자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거나 박수를 치며 목소리를 높였다. 설교 중에는 곳곳에서 “아멘”이라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김 사관은 교도소가 통제된 공간이지만 오히려 ‘준비된 선교지’라고 말한다. 재소자들이 자발적으로 예배를 선택하고 하나님을 만나면서 해방감을 얻기 때문에 복음의 씨앗을 뿌리기 좋은 밭이라는 것이다. 그는 “찬양뿐만 아니라 익숙한 대중가요도 부르며 마음의 벽을 허무는 문화 사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편견 앞에 김 사관이 가는 길은 외롭다. 아내 윤명옥(60) 사모는 “남편에게 ‘교인들이 무서워하니 교도소 얘기 좀 그만하라’고 말할 때도 있다”며 사역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김 사관은 결코 혼자가 아니라고 했다. 그가 동역하는 ‘공주교도소기독교선교회’는 40년간 지역 교회들이 지켜온 연합체다. 선교회에는 회장인 유기종 부여 신현장로교회 목사를 비롯한 지역 목회자들이 힘을 보태고 있다.

김 사관은 “재소자 대부분이 ‘하나님을 조금 더 일찍 만났더라면 이곳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후회한다”며 “이들의 후회가 자기혐오로 끝나지 않도록 돕는 게 우리 모두의 몫”이라고 말했다.

공주=글·사진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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