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대 이상의 스마트 기기에 갤럭시 인공지능(AI)을 탑재하겠습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노태문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이 ‘갤럭시 AI 생태계’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모바일 AI의 대중화를 선도하겠다고 선언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상호 보조하며 사용자의 일상과 업무를 돕는 파트너로서 기능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갤럭시 Z플립7’에 탑재된 엑시노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두고는 “가장 경쟁력 있고 적절한 칩셋”이라고 자평했다.
노 사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5 행사 폐막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노 사장은 이번 언팩에서 공개된 신제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오늘부터 파트너사와 거래선을 대상으로 한 초기 사전 판매가 시작되고 있는데, 판매 초기 데이터가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이고 있다”며 “구체적인 판매량을 예측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전년 대비 훨씬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AI도 집중적으로 강조된 분야였다. 노 사장은 “기존에는 스마트폰의 정의가 앱 기반 사용성이었다면, 이제부터는 AI 에이전트와 멀티모달 AI로 발전해갈 것으로 생각한다”며 “하드웨어 사양이 허용하는 한 기출시된 제품에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갤럭시 AI를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함께 출시한 갤럭시 Z플립 FE(팬에디션)으로는 중저가 제품군 수요층을 공략하며 폴더블폰과 AI를 대중화하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Z플립 FE 가격은 119만9000원(8GB 메모리·256GB 스토리지 기준)이다.
갤럭시 Z플립7 칩셋으로 퀄컴 스냅드래곤이 아닌 자사 제품 엑시노스 2500이 탑재된 배경에 대해서는 “제품 개발 시점에서 가장 경쟁력 있고 적절한 AP를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벤치마크 성능만이 아닌, 갤럭시만의 차별화된 AP 성능을 MX부서가 오랫동안 검증해 기기에 알맞는 칩셋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스마트폰이 아닌 시계·반지 등 액세서리 제품 관련 아쉬움은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로 꼽혔다. 노 사장은 ‘소비자들이 기대해온 혈당 측정 기능이 이번에도 빠졌다’는 지적에 “혈당은 건강에 대한 여러 지표 가운데 측정 난이도가 굉장히 높은 분야”라며 “정확하게 측정하지 않으면 소비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해 되레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정밀한 측정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가 비침습 혈당 측정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이번 언팩에서 ‘갤럭시 링’ 신제품이 공개되지 않은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갤럭시 링은 손가락에 착용하면 심박수·수면상태 등을 측정해주는 반지 형태의 스마트 액세서리로, 지난해 7월 언팩 때 공개됐다. 노 사장은 “링 제품은 굉장히 소형이라 헬스 센서 기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 허들”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새 제품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뉴욕=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