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위약금 면제’ 발표 이후 이동통신 3사의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시장 과열을 우려한 방송통신위원회가 “고객 피해를 유발하는 마케팅을 자제하라”며 진화에 나선 이후로는 통신사들이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는 ‘당근’ 전략에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가입자 방어에 나서야 하는 SK텔레콤은 고객 전용 OTT 구독 서비스를 강화했다. SK텔레콤은 오는 15일부터 ‘티빙’을 정가보다 1000원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고 9일 밝혔다. 티빙 구독과 연계한 통신 요금제와 티빙-네이버웹툰을 결합한 상품도 운영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지난 4일 발표한 ‘고객감사 패키지’의 일환으로 다음달부터는 매월 3개 제휴사를 선정해 50% 이상 할인 혜택을 선보인다.
KT도 이날 신규와 기존 이용자를 아우르는 멤버십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고가 발생한 지난 4월 이후 새로 가입한 고객에게 무료 차량 관리 서비스와 세탁 이용권, 쇼핑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멤버십 제휴사를 늘리고 여름철을 겨냥한 식·음료 할인 및 문화 체험 행사도 마련했다. 지난 7일에는 신규 고객 대상으로 장기 가입자 혜택을 체험할 수 있는 ‘1년 차 초대드림’ 프로그램을 공개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도 일찍이 ‘멤버십 대전’에 뛰어들었다. 지난 7일부터 멤버십 제휴사를 통신사 중 가장 많은 44곳으로 확대하고, 휴가철 실내·외 놀이시설 할인 혜택도 늘렸다. 새롭게 가입한 고객에게 무료 커피 쿠폰을 증정하는 ‘웰컴드링크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기존 고객 대상으로도 8일부터 열흘 동안 선착순으로 커피 쿠폰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통신사들이 일제히 멤버십 강화에 나선 것은 SK텔레콤의 위약금 면제 여파로 가입자를 뺏고 뺏기는 ‘대혈전’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전날 SK텔레콤에서 KT,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가입자 수는 각각 6678명, 7032명이다. 반면 SK텔레콤으로 새로 유입된 가입자는 7399명이었다. 8일 하루에만 2만1109명의 번호이동 고객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 7일의 통신 시장 전체 번호이동 건수는 3만618건으로, 이달 초 일일 번호이동 건수가 1만명 초반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이달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Z 시리즈’ 등 신제품 출시와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폐지 등 굵직한 사안들이 대기하고 있어 멤버십 강화 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7일 방통위가 통신 3사 임원진에게 과도한 마케팅을 자제하라고 권고한 후로 경쟁사를 겨냥한 네거티브 마케팅보다는 멤버십을 두텁게 하는 경향이 더욱 짙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 멤버십은 충성 고객층이 두껍고 매달 바뀌는 혜택을 기다리는 이들도 있을 정도”며 “고객 유치에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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