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 교류를 천직 삼아 지난 25년간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해온 이미아 에코드라코레(Echos de la Coree·한국의 메아리) 대표는 2013년 프랑스 정부 문화예술공로훈장(슈발리에)을 받을 정도로 자타가 공인한 문화예술 전문가다. 최근 방한해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만난 이 대표는 “이번 방문 중 국제학술대회에서 한류 문화 미래에 대한 해외 사례 발표를 했는데 저만 박사가 아니었다”고 웃었다. 박사 학위는 없지만 그에겐 200건 넘는 양국 간 민간과 정부 교류 행사를 치러낸 경험이 있다. 그런 그는 “K컬처를 넘어 회복과 치유, 평안, 위로가 담긴 C컬처(크리스천 문화)를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2008년부터 프랑스 파리의 마들렌 성당에서 ‘한·불 친선 콘서트’를 10년간 개최한 뒤 파리 유네스코 본부로 자리를 옮겨 ‘평화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매년 문화 행사를 열고 있다. 9월 26일 열리는 올해 행사에는 기독교계 인사인 브라이언 박 목사가 처음으로 강단에 선다. 미국 교포 출신인 박 목사는 국내 기독교 방송 진행자 출신으로 현재 유튜브에서 구독자 10만명에게 말씀을 전하고 있다. 이 대표는 “목회자가 아닌 메신저로서 평화와 위로의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첼리스트 막심 그리자르, 스페인 피아니스트 마히오 칼보 마르티네즈, 프랑크푸르트 밀알오케스트라 등 문화 공연도 펼쳐진다. 1400여석에는 139개국에서 온 대사와 대사관 관계자, 참전용사, 입양인 등이 초청된다.
평화 콘서트에는 피아니스트 백건우, 성악가 조수미 임형주, 가수 소향 등 굵직한 문화계 인사가 출연했다. 이 대표는 “후원으로 진행했지만 손해 본 적은 없었다”며 “한쪽에서 쓰면 다른 일이 채워졌다”고 했다. 그는 오페라 춘향전, 한지 페스티벌, 한불수교120주년 행사 등 다양한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1996년 유학 후 한국을 알리는 일은 그에겐 사명에 가까웠다. 2000년대 초 파리의 한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칠 때 만난 학생들이 한국, 하면 북한만 떠올리는 게 큰 계기가 됐다. 이 대표는 “만날 수 있는 사람은 한정적이었기에 혼자 했다가는 평생 해도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2003년 에코드라코레를 설립한 뒤 자기 돈을 써가면서 한국 문화를 알리려 했고 진심은 주변을 감동시켰다. ‘이 대표와 일하면 어떻게든 해낸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문화기획 등 일감이 몰려왔고 덕분에 평화 콘서트를 이어갈 수 있었다.
2005년쯤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이 대표는 현재 파리의 한인교회에서 봉사하고 있다. 기독교 가치관이 바탕이 된 C컬처가 K컬처처럼 퍼지길 바라는 소망도 크다. “인간은 알지 못하는 힘에 의존하려는 갈급함이 큽니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망이지요. 문화 콘텐츠 안에서 기독교적 가치관이 나타났으면 좋겠어요. 판도라의 상자가 아닌 하나님의 언약궤가 열리는 거라고 믿습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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