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구속 기로에 선 윤석열 전 대통령의 영장심사에서 이른바 ‘수사권 문제’가 일단락될지 관심이 쏠린다. 윤 전 대통령 첫 구속부터 구속 취소에 이르기까지 윤 전 대통령 측은 수사권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더욱이 수사권 문제는 윤 전 대통령 구속 취소의 빌미로 작용했던 만큼 영장심사에서 이에 대한 법원 판단이 제시될 가능성이 있다. 특검은 수사 주체가 바뀐 만큼 수사권 문제가 전혀 없는 상태라고 본다.
특검과 윤 전 대통령 측은 영장심사를 하루 앞둔 8일 혐의 소명 여부부터 수사권 문제까지 막바지 법적 검토에 집중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번 영장심사에서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권 문제 등을 언급하며 당시 수사 자료의 위법성을 지적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의 1차 소환조사 당시에도 조사자(박창환 총경)의 적법성 문제 등을 제기했다. 지난 3일 재판에서는 특검의 공소유지 사건 인계·이첩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특검 측은 수사 주체가 특검으로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에 법적 문제가 없다고 본다. 특검 관계자는 “법률에 따라 특검에 부여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윤 전 대통령 측은 공수처 수사를 받으면서 수사권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공수처는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는 주장이다. 공수처는 직권남용죄의 관련 혐의로 내란 수사를 이어갔고 공수처가 청구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발부하며 사실상 수사권을 인정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 3월 구속 취소를 결정하면서 공수처의 수사권에 대한 의문을 다시 제기했다. 검찰이 구속 취소에 대해 즉시항고를 포기하면서 수사권 논란은 상급법원에 의해 해소되지 못한 채 남아 있는 상황이다.
영장 청구서에는 사후 계엄선포문 작성 의혹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이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에게 이를 보고받은 뒤 대통령란에 최종 서명을 했다고 적시됐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은 특검 조사에서 강 전 실장에게 “이걸(계엄선포문) 왜 부속실이 만들었느냐”고 지적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장심사가 열리는 9일 윤 전 대통령은 특검 사무실을 거치지 않고 곧장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한다. 경찰은 영장심사와 결과 발표 등 절차가 완전히 종료될 때까지 기동대 2000명을 배치해 ‘제2의 서부지법 폭력 사태’를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서울경찰청은 “불법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양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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