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건의 DC 첫 작품, 이토록 인간적인 슈퍼맨

Է:2025-07-09 04:00
ϱ
ũ

[And 방송·문화]
초인 아닌 인간의 고뇌·선택에 초점
여름 블록버스터다운 쾌감 선사해
감독 특유의 유머, 전작보단 덜해

9일 개봉하는 영화 ‘슈퍼맨’에서 슈퍼맨(데이비드 코런스웻)과 그의 연인이자 데일리 플래닛 기자인 로이스 레인(레이첼 브로스나한)이 폐허가 된 도심에서 마주 보고 있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슈퍼맨이 돌아왔다. 빨강과 파랑이 섞인 전신 타이즈로 터질 듯한 근육을 감싸고, 가슴에는 S자를 품은 남자. 멋스러운 스타일은 그대로인데 이전에는 없었던 유약함이 보인다. 두려워하고, 망설이며, 자신의 선택을 끊임없이 의심한다.

9일 개봉하는 ‘슈퍼맨’은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가오갤)와 ‘수어사이드 스쿼드’(2021)를 연출한 제임스 건 감독이 DC 스튜디오 수장으로서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다. DC 유니버스의 새로운 세계관을 여는 작품에서 그는 고전적인 캐릭터에 인간성을 덧입혔다.

영화는 슈퍼맨(데이비드 코런스웻)이 분쟁 지역에 개입한 독재 국가의 공격을 막아내며 시작한다. 그를 응원하던 시민 반응은 예전만큼 따뜻하지 않다. 숙적 렉스 루터(니콜라스 홀트)는 가짜뉴스를 이용해 슈퍼맨을 악인으로 몰아간다.

여기에 각종 빌런들의 총공세까지 더해지고, 슈퍼맨은 사면초가에 놓인다. 수많은 지구인 사이에서 살아가는 크립토 행성의 마지막 생존 외계인으로서 슈퍼맨은 처음으로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직면한다.

슈퍼맨이 슈퍼독 크립토와 함께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장면. 제임스 건 감독은 “반려견을 보다가 ‘반려동물이 초능력까지 가지면 어떨까’ 생각해 슈퍼독 크립토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감독은 복잡한 서사를 능청스럽게 풀어낸다. 격렬한 전투 장면에 리드미컬한 음악이 흐르고, 갈등하는 인물들 뒤로 전쟁이 불꽃놀이처럼 펼쳐진다. 자칫 무겁게 흐를 수 있는 장면에서도 관객이 지루해할 틈을 허락하지 않는다. 음악과 유머를 적절히 녹여내는 감독 특유의 연출력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작품 곳곳에서 작고 유쾌한 캐릭터를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감독이 반려견을 모티브 삼아 실사화한 슈퍼독 크립토는 강력한 힘과 비행 능력을 지닌 개다. 사고뭉치에 주인의 지시를 따르는 법이 없는 장난꾸러기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움을 지녔다. DC의 고전 캐릭터인 메타모포(안토니 캐리건)의 아이도 등장한다. 못생겨서 귀여운 아기 괴물 조이는 ‘가오갤’의 베이비 그루트를 연상시킨다.

도심 상공을 누비는 슈퍼맨의 액션은 여름 블록버스터다운 쾌감을 선사한다. 무너진 빌딩 속으로 파고들어 시민을 재빨리 구하고, 우주 끝까지 단번에 치고 올라가는 장면은 짜릿한 해방감을 준다. 거대 괴수의 꼬리짓에 빌딩이 무너지고, 슈퍼맨의 움직임을 생중계하듯 추적하는 로봇까지 더해지며 화면은 시각적 스펙터클로 가득 채워진다.

다만 작품에 7명의 빌런과 18명의 조연이 등장하다보니 캐릭터의 서사는 얕고, 관계의 개연성은 다소 느슨하다. 슈퍼맨의 연인이자 기자인 로이스 레인(레이첼 브로스나한)과의 관계에서 이 점이 두드러진다. 호크걸, 그린 랜턴 같은 DC 유니버스 캐릭터는 잠깐 등장하는 전투 용병 역할에 그친다.

그럼에도 영웅의 인간적 면모를 비추려는 시도는 분명 매력적이다. 영화는 슈퍼히어로를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고 선의를 선택하는 존재로 그려낸다. 새로운 슈퍼맨은 단지 강한 외계인이 아니라, 친절과 책임을 기꺼이 선택하며 인간성을 쌓아가는 존재다. 영화의 마지막 순간 관객은 날 수 있는 외계인이 아닌, 날아오르기로 선택한 인간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러닝타임 129분, 12세 이상 관람가.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