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2분기(4~6월) 5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보였다. 특히 6개 분기 만에 미국 당국의 보조금을 빼고도 흑자를 올리면서 오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딛고 하반기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국내 배터리 업계 실적 개선 전망은 업체별로 엇갈리는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분기 잠정 매출액이 5조5654억원, 영업이익은 492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52%나 뛰었다.
영업이익 가운데 99.7%(4908억원)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보조금)다. AMPC는 미국에서 배터리를 제조하는 기업에 지급되는 세액공제 혜택으로, 배터리 생산량과 투자액을 기반으로 산출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AMPC는 지난 1분기에도 4577억원으로, 삼성SDI(1094억원), SK온(1708억원)보다 규모가 컸다. 미국 내에 미시간주 홀랜드 단독공장, 오하이오주 워런, 테네시주 스프링힐 GM 합작공장 등 공장 3곳을 가동하고, 오하이오주 혼다 합작공장, 조지아주 현대차 합작공장, 미시간주 랜싱 단독공장, 애리조나 단독공장 등을 건설 중인 것과 관련돼 있다. 지난달부터는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대규모 양산을 시작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AMPC를 빼고도 흑자(14억원)를 기록했는데 이는 2023년 4분기 이후 6분기만이다. ESS 북미 현지 생산 개시와 북미 고객사를 향한 고수익 물량 증가, 원가 절감 노력 등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하반기에도 유럽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신규 케미스트리 제품 양산과 ESS 북미 현지 생산 본격화 등으로 실적 개선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LFP, 46시리즈 등 경쟁력 있는 제품 출시가 예정된 데다 북미 ESS 시장에서도 현지 생산능력을 갖춘 만큼 시장 선점 효과 등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SK온도 2분기부터 최대 고객인 현대차의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 ‘메타플랜트’의 가동으로 북미 배터리 출하량이 늘면서 올 하반기에는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때마침 배터리 업계를 오랫동안 억눌러온 전기차 캐즘이 완화 기미를 보이는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5월 전 세계 신규 등록 전기차는 752만대로, 전년 동기보다 32.4% 증가했다. 다만 삼성SDI는 BMW, 아우디 등 주 고객사들의 전기차 판매 부진과 각형 배터리 매출 감소 등으로 올 2분기와 하반기 모두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며 배터리 업체 간에도 희비가 교차하는 양상이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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