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에게 가장 소중한 보물은 무엇입니까. 아마 자녀일 수도 있고 부모님일 수도 있고, 평생을 모아 장만한 집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지키기 위해 울타리를 치고 문을 잠그고 밤낮으로 마음을 씁니다. 만약 누군가 나의 가장 소중한 보물을 깎아내리고 흠집 내려 한다면 우리는 결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사도 바울이 3년간 눈물로 섬겼던 에베소 교회를 떠나며 장로들에게 남기는 마지막 유언 같은 설교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비장하고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왜냐하면 바울은 지금 자신의 보물이 아닌 ‘하나님의 보물’을 지키는 법에 대해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이 3년간 눈물로 섬겼던 에베소 교회를 떠나며 남긴 고별 설교에는 목자의 애끊는 심정이 담겨 있습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힘주어 당부한 유언은 단 하나, “하나님이 자기 피로 사신 교회를 지키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한마디는 오늘날 우리가 속한 교회의 가치와 사명을 다시금 깨닫게 합니다.
첫째 교회의 가치는 건물의 크기나 성도의 숫자에 있지 않고 ‘그리스도의 피’라는 값에 있습니다. 교회는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보물입니다. 하나님께서 독생자의 생명을 내어주고 사신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 사실을 잊지 않을 때 성도를 향한 우리의 시선은 달라집니다. 내 기준에 맞지 않는 연약한 지체가 아니라 하나님이 피 흘려 사신 소중한 존재로 보이게 됩니다. 세상의 기준으로 교회를 판단하며 위축될 이유가 없습니다. 교회는 그 존재만으로 하나님의 가장 위대한 걸작입니다.
둘째 이토록 소중한 교회이기에 사탄의 공격 또한 맹렬합니다. 바울은 두 종류의 위협을 경고합니다. 하나는 외부에서 들어와 양 떼를 아끼지 않는 ‘사나운 이리’입니다.(29절) 이는 교회를 향한 세상의 비방과 이간질, 거짓된 가르침을 의미합니다. 교회의 권위를 훼손하고 성도 간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파괴적인 목소리입니다.
더 무서운 것은 내부에서 일어나는 ‘어그러진 말’입니다.(30절) 사랑 없는 비판, 자기 경험에 근거한 섣부른 판단, 진리를 교묘하게 비트는 말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말들은 공동체에 분쟁의 씨앗을 심고 결국 성도들을 그리스도가 아닌 자기편으로 끌어가려는 교묘한 시도입니다. 우리는 영적 분별력을 가지고 교회를 허무는 이리의 목소리를 분별하고 차단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깨어 교회를 지키는 파수꾼이 돼야 합니다. 바울은 “그러므로 여러분이 일깨어…기억하라”(31절)고 촉구합니다. 이는 수동적 방어가 아닌 적극적인 보호를 뜻합니다. 먼저는 내 마음과 입술을 지켜 스스로 이리의 도구가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우리는 서로의 보호자가 돼야 합니다. 형제가 외부의 비방에 흔들릴 때 위로하고 공동체 안에 비판의 소리가 들릴 때 사랑으로 덮어주며 하나 됨을 깨는 말 앞에서 침묵하지 않고 막아서야 합니다.
바울이 3년간 밤낮 쉬지 않고 눈물로 각 사람을 훈계했던 마음을 기억합시다. 교회를 지키는 것은 율법적인 감시가 아니라 눈물 어린 사랑으로 서로를 품는 것입니다. 우리가 모두 이 거룩한 부르심에 응답해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함께 세우고 지켜나가는 신실한 파수꾼이 되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김남훈 목사 (주섬기는교회)
◇주섬기는교회는 경기도 광명에 개척된 교회로 다음세대와 가정을 위해서 예담청소년센터를 세우고 상담 사역과 다음세대 교육 사역을 펼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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