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달 지급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가 공개되면서 유통업계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용 대상에 포함된 편의점·프랜차이즈 가맹점은 매출 회복 기대감을 드러낸 반면,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은 또다시 배제되며 볼멘소리가 나온다. 지방자치단체별 운영 방식에 따라 사용 가능 매장이 달라질 수 있어 소비자와 자영업자의 혼란을 줄이기 위한 명확한 안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6일 행정안전부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1일부터 1인당 최대 55만원 규모의 소비쿠폰 지급을 시작한다. 사용처는 전통시장, 동네마트, 편의점(가맹점), 식당, 의원, 학원 등 연매출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운영 매장으로 한정된다. 대형마트, 백화점, 온라인몰, 창고형 할인점, 프랜차이즈 직영점, SSM 등은 일괄 제외된다. 유통 대기업이 운영하거나 일정 매출 기준을 초과하는 매장은 지원 대상에서 빠진 셈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 긴급재난지원금과 비교하면, 이번 사용처 제한은 오히려 더 좁아졌다. 당시에도 정부는 대형마트와 SSM을 사용 제한 업종으로 분류했지만, GS더프레시·롯데슈퍼 등 일부 가맹점은 실제 사용이 가능했다. 카드사 업종코드(MCC)와 지역화폐 시스템에 따라 서울시, 경기도 등 일부 지자체는 자영업자 매장을 사용처로 인정했다.
올해 지급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에서는 SSM 매장이 전면 배제됐다. 전국 550여개 GS더프레시 매장 중 약 80%에 달하는 가맹점 438곳, 롯데슈퍼 가맹점 약 150곳도 사용이 막혔다. 서울에서 SSM 매장을 운영하는 60대 점주는 “대기업 브랜드 편의점은 사용 가능한데 슈퍼마켓은 배제된 것이 합리적인지 의문”이라며 “SSM 역시 실제로는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매장이 상당수인데 일괄 배제된 건 과도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마트 업계도 매출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는 “2020년 재난지원금 배제 당시 월 매출이 15~20% 감소했다”며 “이번에도 소비 회복 흐름에서 소외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정부에 소비쿠폰 사용처 확대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편의점 업계는 수혜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CU, GS25, 세븐일레븐 등은 대부분 점포가 가맹 형태여서 쿠폰 사용이 가능하다. 업계는 2020년 재난지원금 지급 직후 편의점 매출이 약 2.4% 증가하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도 가맹 비중이 높은 브랜드는 수혜가 예상된다. 반면 스타벅스, 올리브영처럼 전면 직영 체제를 갖춘 브랜드는 이번에도 사용이 불가능하다. 생활용품점 다이소는 전체 매장의 약 70%가 직영으로, 이들 매장에서는 쿠폰 사용이 불가하다. 나머지 가맹점은 지자체별 운영 기준에 따라 일부에서 사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배달앱 결제는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만 가맹점 자체 단말기로 결제하는 대면 결제(배민 ‘만나서 결제’)는 허용된다. 공공배달앱 ‘땡겨요’ 등은 사용처에 포함돼 일부 자영업자들은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재난지원금 당시에도 지자체별 지역사랑상품권 사용 매장이 달라 소비자 불편이 작지 않았다”며 “배달앱 사용 여부만 놓고도 혼선이 우려되는 만큼 실질적 안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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