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매머드 특검이 출범하면서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 업무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대 특검의 파견검사만 역대 최대인 120명에 이르면서 일선청 검사들 사이에서 “쌓이는 사건을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우려가 커진 모습이다.
특검 수사가 마무리될 올 연말까지 밀린 민생·일반 사건 수사와 미제 사건 등의 지체가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의 한 평검사는 “3대 특검 파견이 이뤄진 뒤 벌써 야근이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쌓이는 사건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간부급 검사는 “연말까지는 사건 처리 속도가 지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방의 한 간부급 검사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안 그래도 사건 처리 지연이 심한데, 특검 가동으로 지방 상황은 심각해지고 있다”고 했다.
6일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검찰이 6개월 넘도록 처리하지 못한 장기미제 사건은 2021년 2503건, 2022년 3932건, 2023년 6594건, 2024년 9123건으로 크게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특검 출범으로 다수 인력이 이탈하면서 장기미제 사건이 더 증가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는 박탈감이나 소외감도 감지된다. 지방의 한 평검사는 “간부급 검사들이 함께 일했던 동료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하는 방식으로 검사를 많이 특검으로 데려갔다”며 “특검에 파견을 가고 싶어도 못 가는 검사들의 박탈감도 있다”고 말했다. 특검에 가지 못한 평검사들은 파견으로 떠난 검사들의 일까지 떠안아야 하는 셈이다. 특히 특검 파견으로 부장검사 등이 자리를 비운 경우 해당 부서의 업무량은 더 가중된다고 한다.
검찰개혁과 맞물리며 일선 검사들의 탈검찰 기류가 강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2025년 일반 법조경력자 법관 임용 대상자로 평검사 8명이 최종 후보에 올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개혁과 맞물려 검사들 이탈은 갈수록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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