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특검이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와 삼부토건 간 연결고리를 찾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 전 대표와 삼부토건의 관계를 먼저 확인해야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등 삼부토건 의혹에 관한 김 여사 혐의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전 수사에서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 여사 계좌를 관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응근 전 삼부토건 대표를 조사하며 주가조작 경위와 이 전 대표와의 관계 등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응근 전 대표는 금융감독원이 검찰에 고발한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 5명 중 한 명으로, 2023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주가를 띄운 후 주식을 매도해 부당 이익을 취한 혐의 등을 받는다.
특검은 피의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이 전 대표와 삼부토건의 연관성을 찾을 계획이다. 이 전 대표는 2023년 5월 해병대 예비역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정부가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석하는 등 지원을 약속하자 삼부토건의 주가는 불과 두 달 만에 5배 넘게 올랐다. 특검팀은 이와 관련해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과 이 전 대표가 서로 정보를 주고받았는지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특검은 이 전 대표가 삼부토건 전 회장 아들의 서울구치소 로비 의혹에 관여했는지도 들여다볼 전망이다. 조 전 회장의 아들이 라임 사태와 관련해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었는데, 이 전 대표가 로비를 통해 서울구치소에 더 머물게 했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실제로 아들 조씨는 2023년 10월 26일 2심 판결 이후 4달 가까이 더 서울구치소에 머물다 대법원 선고 2주 전 동부구치소로 이송됐다. 2023년 6월부터 2024년 6월까지 2심 선고를 받고 서울구치소에서 동부구치소로 1138명이 이송됐는데, 서울구치소에서 석 달을 넘긴 경우는 조씨가 유일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사람(조씨)만 특혜를 받고, 왜 3개월 이상 있었느냐”고 묻자, 신용해 법무부 교정본부장은 “행정적으로 조금 늦긴 했지만, 절차에 따라서 이행했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의 녹취록도 의구심을 키우는 대목이다. 이 전 대표는 2023년 9월 공익제보자 김규현 변호사와의 통화에서 “조OO이라고 너도 알 수도 있다. 삼부토건이 지금 OO이 아버지가 회장이거든”이라며 “(서울구치소) 거기는 독방이다. 아는 사람이 많이 있어서 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조씨가 서울구치소에 남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김모 부장검사에게 부탁하기 민망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다만 이 전 대표는 해당 의혹에 대해 실제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삼부토건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김 검사도 “이종호씨와는 일면식도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박재현 이서현 기자 jhyu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