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도저히 못 하겠어.” 셋째를 임신한 채 다투는 첫째와 둘째를 달래며 가정예배를 준비하던 어느 날. 저는 결국 지쳐 울며 방 안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그럴 때마다 남편은 조용히 저를 달래며 예배의 자리로 이끌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 자리를 믿음으로 든든히 지켜주고 있습니다.
지금의 가정예배 문화가 만들어지기까지 작은 시작이 있었습니다. 저는 1대 신앙인이고 남편은 목회자 가정에서 자란 모태신앙인입니다. 남편은 신앙이 익숙하고 자연스러웠지만 표현엔 조심스러웠습니다. 저는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감격으로 신앙을 삶의 중심에 두고 가정예배를 세우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열정은 남편에겐 부담이 되었고 저는 남편의 반응에 자주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렇게 서로 다른 모습으로 부딪치던 중 첫아이를 임신하게 되었고 저는 혼자 가정암송예배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내가 앞서 나설 때면 늘 다툼이 생겼었구나.’ 그래서 주도권을 내려놓고 하나님께 맡기기로 했습니다. 남편을 향한 마음도 기도로 바꾸었습니다.
아이가 태어난 후 저는 매일 아침 찬양하고 암송으로 1년 반을 아이와 단둘이 예배를 드렸습니다. 어느 날 남편이 말씀을 따라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기쁨으로 예배 자리에 함께 앉았습니다. 2021년 시작된 온 가족 가정 예배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남편이 예배를 인도하며 제사장으로 세워져 가고 있습니다.
남편과 저는 신앙이란 말이 아닌 삶으로 전해진다는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며 가정이라는 작은 공동체 안에서 부부가 연합하고 사랑으로 살아내는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우리 가정이 하나님의 킹덤 패밀리로 세워져 간다는 것은 하나님 안에서 부부가 하나 되어 그분의 통치를 인정하고 하나님나라의 작은 모델이 되는 일이라 믿습니다. 저희 부부는 여느 가정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넘어지고 실수도 많이 합니다. 그리고 매번 말씀 앞으로 돌아오기를 반복합니다. 그렇기에 오늘도 하나님을 경외하며 말씀으로 집을 세워가며 작지만 귀한 킹덤 패밀리의 여정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김다니엘 정창윤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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