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투타를 겸업하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다시 마운드에 섰다. 그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등판한 첫 경기에서 시속 160㎞가 넘는 강속구를 선보이며 ‘이도류’ 복귀를 알렸다.
오타니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그가 공식 경기 마운드에 오른 건 663일 만이다. 오타니는 LA 에인절스 시절이던 2023년 8월 24일 팔에 불편함을 느껴 경기를 마쳤고, 그해 9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토미존) 수술을 받은 뒤 재활에 전념해 왔다.
2년 남짓한 공백으로 실전 감각이 떨어진 탓인지 투구 내용엔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오타니는 1회 초 선두타자 타티스 주니어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안타를 내줬다. 후속 루이스 아라에스의 타석 때는 폭투를 범한 뒤 중전 안타를 얻어맞으며 무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오타니는 이어 상대한 매니 마차도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실점을 내줬다. 후속 타자를 범타로 처리한 오타니는 2회부터 불펜에 마운드를 넘겼다.
부상 후유증은 완전히 떨쳐낸 듯한 모습이었다. 오타니는 이날 최고 시속 161㎞(100.2마일)의 공을 뿌려대며 건재함을 알렸다. 투구 수는 28개였다. 스위퍼(10개)와 직구(9개), 싱커(8개), 스플리터(1개) 등 다양한 구종을 선보였다.
오타니는 1번 타자로도 나서 4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을 기록하며 투타 겸업의 임무를 완수했다. 그는 내셔널리그에서 선발투수와 1번 타자를 동시에 소화한 역대 세 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오타니 이전에는 뉴욕 자이언츠 소속이었던 짐 존스(1901년)와 앨빈 다크(1953년)만이 달성한 진기록이다.
오타니는 경기 후 “다시 마운드에 오를 수 있어 설렜다. 팬과 팀 동료들에게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김혜성은 이날 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채 끝내 결장했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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