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영업이 중단된 티몬이 1년여 만에 재오픈을 목표로 정상화 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최종 인수 예정자인 오아시스마켓이 조직 재편 과정에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일부 직군에 대한 보직 전환을 요구하면서 잡음이 일고 있다. 정상화의 핵심 열쇠인 판매자(셀러) 유치도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오는 20일 관계인집회를 열고 티몬의 회생계획안 인가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다. 회생안이 인가되면 오아시스마켓이 티몬의 최종 인수자가 된다. 오아시스는 인수대금 116억원과 운영자금 65억원 등 총 181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관계인집회에서는 회생채권자의 3분의 2,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 3 이상이 찬성해야 인가가 가능하다. 현재 회생채권 규모는 약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오아시스가 제시한 변제금 102억원은 전체 채권의 0.8%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채권단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회생 성사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인사 구조 조정 과정에서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오아시스는 조건부 인수 계약 체결 전 티몬 임직원에게 보직 변경 가능성과 물류센터 현장 교육 계획을 고지하고, 이에 대한 동의를 받은 뒤 인수 절차를 본격화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퇴직자들은 “사실상 퇴사를 종용당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까지 약 50명이 희망퇴직 형태로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오아시스 측은 “플랫폼 정상화를 위한 핵심 요소는 인적자원이며, 인수 이후 방향성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직원들에게는 선택할 기회를 제공한 것”이라며 “법원의 허락을 받아 회생 인수·합병(M&A) 절차 중 희망퇴직을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물류센터 근무를 시작한 직원은 없고 업무 재개 준비로 인해 교육조차 생략된 상태라고 했다.
티몬 내부에서도 공식 입장을 통해 진화에 나섰다. 정성원 티몬 뉴비즈실장은 “대다수 직원은 오아시스의 인수 덕분에 희망을 갖고 뜻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무 전환 역시 인수 협상 당시 이미 공유된 사항이었다고 덧붙였다.
티몬은 차질 없이 인가가 나올 경우 다음 달 중순 영업 재개를 목표로 셀러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 평균보다 낮은 수수료, 빠른 정산 주기, 직매입 확대 등을 골자로 한 개선안을 제시하며 판매자 설득 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소비자와 셀러의 신뢰 회복이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태 책임자인 큐텐그룹 구영배 대표 등 경영진의 책임 규명이 지연되고 있는 점도 반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업계는 티몬의 회생 여부가 이커머스 산업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 등의 매각 실패 사례와 달리, 티몬은 인수 절차가 일정 수준 진행되고 있어 상징성이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회생안이 통과되더라도 티몬의 영업이 재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신뢰 회복과 브랜드 리빌딩이라는 이중 과제를 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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