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죽음으로 교권 추락 문제가 공론화된 지 2년 가까이 지났지만 교실의 위기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엔 학생이 교사를 직접 폭행하는 물리적 위협으로까지 번졌다. 지난달 수원에서 중학생이 야구방망이로 교사를 위협했고, 서울의 한 고교에서는 학생이 교사의 얼굴을 때리기도 했다.
10년차 초등학교 교사 출신 문원선 대표가 설립한 교사 멤버십 플랫폼 ‘피쳐(Peacher)’는 교권침해 해법을 공교육 시스템이나 교원단체가 아닌 ‘민간’에서 찾으려는 새로운 시도다. 문 대표는 16일 “교육부나 교육청 정책은 교사뿐 아니라 학생, 학부모 등 다양한 주체를 고려해야 한다”며 “오롯이 교사만을 위한 정책이 신속히 나오기 어려운 구조”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교권침해 문제 발생 시 교사 편에서 즉각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줄 주체가 없다”면서 “민간 영역에서 해법을 모색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Protect teacher(교사 보호)라는 뜻인 피쳐는 교사들이 서로를 돕는 ‘구독 모델’을 도입했다. 월 1만원이 안 되는 비용으로 멤버십에 가입하면 전문 상담과 함께 교권침해 대응 비용을 전액 지원받을 수 있다. 가입된 교사가 도움을 요청하면 일대일 전담 매니저가 배정된다. 해당 매니저는 상황 분석을 통해 수천건의 분쟁 사례 데이터를 통해 마련된 대응 전략을 제시해준다.
사안이 아동학대 신고 등 법적 분쟁으로 확대될 경우 파트너 로펌을 연계해 변호사 자문과 비용까지 책임지는 구조다. 문 대표는 “멤버십 기반 커뮤니티를 통해 교사들이 고립감을 느끼지 않고 동료들과 연대하며 ‘심리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도 핵심 목표”라고 말했다.
피쳐가 교사들이 겪는 문제에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자 지난 3월 말 서비스 출시 이후 두 달 만에 전국에서 2000여명의 교사가 가입했다. 현재 70건 넘는 상담과 자문이 진행됐다. 문 대표는 “‘선생님의 오늘이 행복하고 내일이 두렵지 않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며 “피쳐의 등장이 교사 보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책임을 환기하고, 더 나은 해결책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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