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특별공무원’ 임기 만료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떠나자마자 트럼프(오른쪽) 대통령의 감세 법안을 비난하고 나섰다.
머스크는 3일(현지시간) 엑스에 “미안하지만 더는 참을 수 없다. 이 엄청나고 터무니없으며 낭비로 가득한 ‘예산 지출 법안’(감세안)은 역겹고 혐오스럽다”며 “이 법안에 표를 준 사람들은 부끄러운 줄 알라. 당신들도 잘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은가”라고 적었다. 이어 “(감세안은) 이미 엄청나게 불어난 재정 적자를 2조5000억 달러로 늘리고 미국 시민들에게 감당할 수 없는 부채를 안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감세 공약을 실현하는 세제 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은 지난달 22일 하원 본회의에서 찬성 215표, 반대 214표로 가결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전원 반대표를 던졌고, 공화당에서도 반대 2표와 기권 1표가 나왔다. 이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면 입법이 완료된다.
트럼프의 감세안은 앞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았던 머스크가 재정 적자를 1조 달러까지 줄이겠다며 추진한 연방정부 구조조정의 목적과 배치된다. DOGE가 이날 홈페이지에 공개한 예산 삭감 누적액은 1800억 달러(246조5000억원)다.
감세안에 반대표를 던진 공화당 소속 토마스 매시 하원의원은 머스크의 엑스 계정에 “맞는 말”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이에 머스크도 “간단한 수학”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머스크는 연간 130일까지 보장된 특별공무원 임기가 만료된 지난달 말 공직자로서 DOGE 활동을 종료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30일 백악관에서 송별식을 열고 머스크의 공로를 치하하며 황금열쇠도 선물했다. 모양새가 좋게 결별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로부터 나흘 만에 머스크가 트럼프의 핵심 정책에 대해 날을 세운 것이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머스크의 발언과 관련해 “대통령은 머스크의 입장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것이 대통령의 의견을 바꾸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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