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령 카슈미르 총격 테러로 갈등을 빚어온 인도와 파키스탄이 미사일 공격을 주고받으며 6년 만에 군사적으로 충돌했다. 사실상 핵보유국인 양국의 충돌이 전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지자 국제사회는 양국에 자제를 촉구했다.
인도 국방부는 7일 성명에서 “카슈미르 테러에 대한 대응으로 ‘신두르 작전’을 개시했다”며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의 테러 시설 9곳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군은 “카슈미르와 펀자브주에서 6곳이 인도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며 “보복 대응으로 인도 영토를 미사일로 공격했고 최소 5대의 전투기를 요격했다”고 주장했다.
민간인 피해도 속출했다. 아흐메드 샤리프 차우드리 파키스탄군 대변인은 “최소 26명의 민간인이 사망했고 46명이 다쳤다”며 “인도군은 수력발전원인 댐도 공격했다”고 비난했다. 인도 당국은 “파키스탄군의 포격으로 카슈미르에서 15명이 숨지고 43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양국이 발표한 사상자 수를 합하면 130명에 달한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지난달 22일 카슈미르 내 인도령 휴양지인 파할감 인근에서 무장단체의 총격 테러로 관광객 등 26명이 사망한 사건으로 갈등을 빚어왔다. 인도는 테러의 배후로 파키스탄을 지목하고 교역과 비자 발급을 중단한 데 이어 지난 6일에는 인더스강 물줄기를 차단했다. 이에 파키스탄은 “전쟁 행위”라며 핵 공격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사실상 국경선인 실질통제선(LoC)에선 산발적 교전이 전날까지 12일 연속 발생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세 차례(1947년·1965년·1971년) 전면전을 벌였다. 그중 동파키스탄이던 방글라데시의 독립으로 이어진 1971년 마지막 전쟁을 계기로 LoC가 설정돼 카슈미르의 북서부는 파키스탄, 남동부는 인도의 실효 지배를 받았다. 이후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빈번하게 발생한 이슬람 반군의 테러는 양국 간 무력 충돌로 이어졌다. 가장 최근인 2019년 2월에는 인도 경찰 40명이 자폭 테러로 사망하자 양국 정규군이 전면전 직전까지 대치했다. 이후 6년 만에 벌어진 이날 미사일 공방을 두고 CNN은 “인도군이 1971년 이후 파키스탄 영토에 가장 깊숙하게 침투했다”고 전했다.
비공인 핵보유국인 인도와 파키스탄이 전면전을 벌인다면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에서 진행 중인 ‘두 개의 전쟁’보다 큰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다만 핵보유를 통한 ‘심리적 억제력’이 확전을 막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온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세계가 인도와 파키스탄의 군사적 대립을 감당할 수 없다”며 추가 대응 자제를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들은 수세기에 걸쳐 싸웠다. 빠르게 끝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인도의 군사행동에 유감을 표하면서 “양측이 자제력을 유지해 국면을 복잡하게 만드는 행동을 피하길 호소한다”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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