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학교 측 복귀 호소에 귀를 막았던 의대생들에게 ‘기회의 문이 7일 닫힌다’고 통보했다. 의대를 운영하는 전국 40개 대학은 7일까지 제적·유급 의대생 규모를 확정하고 교육부는 이를 취합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발표할 예정이다. 제적 처분이 예정된 의대생 일부는 복귀 움직임을 보이지만 유급 대상자들의 경우 새 정부와의 협상을 기대하며 버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6일 의료개혁 논의를 다시 하기 위해 의대생들이 일단 복귀해줄 것을 호소했다.
교육부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전국 의대 40곳으로부터 의대생 유급·제적 확정 현황, 유급(성적) 사정위원회 개최일, 복귀 학생 보호 방안 등을 취합하고 있다. KAMC 관계자는 이날 “각 대학 보고를 7일까지 받은 뒤 취합이 마무리되면 교육부에 정확한 유급·제적 현황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적 위기에 놓인 의대생 상당수는 수업 복귀를 결정했다. 학칙상 무단결석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 제적되는 순천향대, 건양대, 을지대에선 다수 의대생이 수업 복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균관대 의대에서도 2024학번 의대생 대다수가 지난달 말 강의실로 돌아왔다. 학칙상 평균 학점이 2학기 연속 1.0점 미만을 받으면 제적되는 학칙 때문이다. 학교마다 학칙에 따라 제적으로 직결되는 유급 2회 누적, 수업일수 3분의 1을 초과한 결석 등의 요건에 해당하는 의대생들도 막판 복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적과 달리 학적이 유지되는 유급 대상자들은 여전히 버티고 있다. 이들은 차기 정권이 내년 2024~2026학번이 동시에 1학년이 되는 ‘트리플링’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학사 유연화 등 구제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후보의 복귀 호소 메시지에 의대생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 이 후보는 “책임자문책, 합리적 수가체계 마련, 의료전달체계 개선,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그리고 당사자 의견이 반영되고 충분한 사회적 합의에 기초한 필수의료 정책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의대생) 여러분께서 먼저 돌아와 자리를 지켜줘야 한다. 그래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대학은 유급·제적된 의대생을 구제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날 의대생에게 보낸 서한문에서 “확정된 유급 또는 제적은 철회되거나 취소되지 않으며, 추가적인 학사 유연화는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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