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일본에 오간 승객 수가 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 노선을 이용한 승객도 최근 들어 가장 많았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여행지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4월(인천공항은 1월 1일~4월 28일 누계) 국내 공항에서 일본 노선 항공기를 이용한 승객(출입국 합산)은 888만195명으로 집계됐다.
인천공항에서 618만5100명, 한국공항공사가 관할하는 김포·김해·제주·청주·대구국제공항에서 269만5095명이 이용했다. 지난달 인천공항의 하루 평균 일본 노선 이용객이 약 4만9000명이다. 지난달 29~30일 인천공항을 이용한 승객을 더하면 9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4월 일본 노선 이용자(816만명)보다 8.8% 많은 역대 최대 기록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764만명)보다는 16.2% 늘었다. 일본 여행의 인기가 커지자 국내외 항공사들은 일제히 일본 노선 좌석 공급을 늘리고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수요를 유인했다. 덕분에 올 초부터 엔화 가치는 1000원대 초반까지 오르는 등 강세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소도시 중심의 여행 수요가 이어지며 오히려 일본행 여행객이 늘었다.
하늘길을 이용해 중국에 오간 승객도 최근 수년 사이 가장 많았다. 올해 1∼4월에 인천공항에서 356만5000명, 나머지 공항에서 123만4000명 등 총 479만9674명이 이용했다. 2019년 같은 기간(565만명)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395만명)보다는 21.6%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한국인에게 적용된 비자 면제 조치가 영향을 미쳤다. 겨울은 한·중 노선 비수기지만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수요가 늘었다. 정부는 3분기부터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한 한시 비자 면제를 시행할 방침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양국의 무비자 정책이 적용되면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이전 수준으로 승객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
반면 유럽(1.7%↑), 동남아시아(3.4%↓), 대양주(14.1%↓) 등 다른 중장거리 국제노선은 승객이 소폭 증가에 그치거나 감소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고환율 시대에 비용 부담이 적은 단거리 해외 하늘길이 특히 북적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