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미국에서 다양한 경로로 대화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받았으며 이를 검토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치킨게임’ 성격이 강한 관세전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다소 완화된다는 신호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일 “미국 측이 최근 관련 부서를 통해 여러 차례 적극적인 메시지를 보내 대화를 희망했다”며 “이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CCTV 계열사 ‘위위안탄톈’이 “미국 측이 다양한 경로로 중국 측과 접촉해 협상을 희망하고 있다”고 전날에 보도한 내용을 정부 차원에서 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상무부 대변인은 “미국 측이 대화를 원한다면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일방적인 관세 부과를 철회하는 성의부터 보여야 한다”면서 “말과 행동이 다르고 대화를 구실로 강압과 협박을 시도하는 것은 중국에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강경한 보복 조치로 응수해왔다. 현재 미국의 대중 관세율은 145%, 중국의 대미 관세율은 125%까지 치솟은 상태다. 다만, 미국과 중국은 서로와의 대화는 열려 있다는 뜻을 밝혀왔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의 공개 발언과 관련해 우신보 상하이 푸단대 국제관계연구소 소장은 뉴욕타임스에 “중국과 미국이 실무자 선에서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중국은 미국이 협상에 진정성을 보인다는 신호를 명확하게 보내길 바라고 있다. 이 문제만 해결되면 양국의 실무 접촉이 공식 협상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과 물밑 협상이 진행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중국이) 접근하고 있다. 그들은 회담을 원한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요구에 응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며 “그 노력에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참여하고 있다. 곧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실세인 베선트 장관을 언급한 루비오 장관의 발언 역시 미·중 간 대화의 진전 가능성을 내비친 신호로 해석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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