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가 ‘반값 커피’ 프로모션을 펼치는 등 공격적인 할인 행사에 나서고 있다. 카페업계 최강자인 스타벅스의 이같은 행보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 등 저가 브랜드 카페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급성장하자 스타벅스가 수요를 되찾아오기 위해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스타벅스는 23일부터 커피를 구매한 고객이 당일 커피를 재구매할 경우 가격을 60% 할인해주는 ‘원 모어 커피’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지난 2월 스타벅스 리워드 골드 회원을 위한 혜택으로 선보인 프로모션을 전체 회원으로 확대하고 할인 대상 음료도 추가했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두 달간의 시범 운영 기간 회원 참여율은 60%에 달했고, 절반 이상이 쿠폰을 사용하기 위해 매장을 재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벅스 리워드 회원 수는 1400만명에 이른다.
스타벅스는 카페 아메리카노·라떼, 오늘의커피, 아이스커피를 주문하면 결제 30분 후 오늘의커피, 디카페인 아메리카노 등을 60% 할인해주는 쿠폰을 지급한다. 톨 사이즈(355㎖) 기준 오늘의커피를 1800원에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저가 브랜드 아메리카노 가격이 1500~25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스타벅스 커피가 더 저렴해지는 셈이다. 쿠폰은 당일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사용 가능하다.
스타벅스는 오후 5시 이후 디카페인 커피 또는 카페인 프리 음료를 최대 50% 할인해주는 ‘이브닝 이벤트’도 이날부터 한 달여간 진행한다. 대상 음료는 디카페인 커피 11종과 카페인 프리 음료 9종이다. 매출이 줄어드는 오후 시간대 소비자 수요를 잡기 위한 전략이다. 스타벅스는 일부 매장 운영 시간을 오후 10시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내놨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길어진 낮시간과 더불어 카페에서 저녁식사를 해결하거나 자기개발, 여가를 갖는 이들이 늘어나는 등 변화된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가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선 배경에는 저가 브랜드 카페의 확장세가 올해도 이어지는 등 커피 시장 변화에 따른 위기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음료 판매량이 급증하는 하절기가 다가오기 전에 선제적인 할인 이벤트로 저가 브랜드가 흡수한 고객 수요를 가져오겠다는 전략이다.
저가 브랜드 카페의 실적은 매년 신장하고 있다. 메가MGC커피 운영사 앤하우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6.4% 증가한 4660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55.1% 증가한 1076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컴포즈커피는 매출 897억원(전년 대비 0.8% 증가), 영업이익은 400억원(8.9% 증가)이었다. 매장 수도 급격히 늘어나 지난해 말 기준 메가MGC커피는 3420개, 컴포즈커피는 2772개에 이른다. 스타벅스 매장 수(2009개)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가 전례를 찾기 어려운 큰 폭의 할인 행사로 저가 브랜드들과 전면전에 나서면서 이들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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