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과거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탈당 인사에 대해서까지 당의 문을 열겠다고 말했다. 범보수 세력이 단합해 ‘반이재명’ 빅텐트를 구성하자는 호소다. 윤석열 전 대통령 강성 지지층인 ‘아스팔트 보수’ 세력이 최근 별도 세력화 조짐을 보이자 견제구를 날린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도 보수 분열 흐름이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세력의 국정 파괴와 국가 혼란을 막아낼 유일한 길은 더 넓고 더 단단한 자유 세력의 결집뿐”이라며 “대한민국 헌법 질서를 믿는 자유진영이 모두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의 문을 다시 활짝 열겠다. 잠시 당을 떠났던 분, 다른 정당에 몸담았던 분, 과거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진영의 고집이 아니라 연대의 용기”라고 강조했다.
권 위원장 발언은 최근 대선 출마를 말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윤석열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 등 독자노선을 밟으려 하는 강성 보수층을 향한 메시지로 해석됐다.
당 지도부는 다만 전 목사나 윤 전 대통령 등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신동욱 당 수석대변인은 “신당 창당론은 당 밖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전 목사에 대해서도 “당 밖의 사정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할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주자들도 강성 보수층의 독자 세력화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나경원 후보는 CBS라디오에서 윤석열신당 추진에 대해 “대선 과정에서 자꾸 ‘윤심팔이’를 하는 것도 별로 안 좋은 것 같다.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후보도 “(윤석열신당은) 몽상, 낭설이다. 용산으로부터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그것은 파탄으로 가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당 안팎에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차출론 띄우기도 계속됐다. 한 권한대행 출마를 촉구하는 단체 ‘대통령 국민 추대위원회’는 22일 공식 출범 기자회견을 연다. 추대위 측에 따르면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고건 전 총리 등 정치권 원로 인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욱 의원은 “당원도 아닌 한 권한대행의 출마를 국민의힘 의원 다수가 희망하며 활동하고 있다.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한다면 우리 당 경선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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