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캐럴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부른 팝의 전설 팻 분(Pat Boone)이 지난달 세계 물의 날(3월 22일)에 맞춰 아프리카의 물 부족 문제를 알리기 위해 내놓은 노래 ‘원(ONE Voices for Tanzania)’이 빌보드 어덜트 컨템포러리 차트에 올라 주목받고 있다.
올해 90세가 된 팻 분은 1980년대 빌리 그레이엄(Billy Graham) 전도 집회에서 여러 차례 무대에 오른 크리스천으로, 1955년 데뷔 이래 4500만장의 음반 판매, 빌보드 차트 1위 6곡, 할리우드 영화 29편 출연, 복음성가 명예의 전당 헌액 등의 기록을 갖고 있다.
1975년 5월 발표한 ‘인디아나 걸(Indiana girl)’을 끝으로 빌보드 어덜트 컨템포러리 차트를 내려왔던 그는 ‘팻 분 월드 미션’이란 프로젝트명으로 이번 곡을 발표해 50년 만에 다시 차트에 진입했다.
프로젝트에는 빈스 길, 빌리 딘, 팸 틸리스, 웬디 모튼 등 컨트리 음악 스타들의 목소리에 탄자니아와 콩고 출신 난민들로 구성된 ‘레거시 미션 빌리지 싱어스’의 스와힐리어 합창이 더해져 눈길을 끌었다.
노래 원은 위기와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의 부름에 응답한 사람들이 사랑으로 하나 될 때 서로를 북돋아 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함께 공개된 뮤직비디오에는 국민의 절반이 깨끗한 물 없이 살아가는 탄자니아의 현실이 담겨 있다.
국내에서도 기아대책 월드비전 굿피플 등 여러 기독 NGO들이 아프리카의 극심한 가뭄과 기근 문제 해소를 위한 구호활동 등을 벌이며 심각성을 알려 왔다. 최근 마다가스카르 남부 지역에서 구호활동을 벌인 기아대책에 따르면 기후변화 영향으로 이 지역 강우량이 감소한 탓에 식량 위기가 더욱 커져 주민 2만8000여명이 영양실조 위기에 놓여 있다.
10여년 전부터 다양한 비영리 선교단체와 사역을 펼쳐 온 팻 분은 이번 발표곡의 인기와 관련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차트에서의 뜨거운 반응은 분명한 하나님의 섭리”라며 “기대 수명이 고작 5년밖에 안 되는 아이들을 위해 많은 이들의 사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도움이 필요한 곳에 사랑을 전하는 게 음악을 계속하는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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