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일대는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였다. 탄핵 찬반 진영은 24시간 집회를 이어가며 막판 총력전을 벌였다. 경찰은 선고 당일 불법행위가 발생할 경우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 대응키로 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안국역과 경복궁역 일대는 온종일 탄핵 찬반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탄핵 찬반 단체들은 선고일인 4일까지 24시간 집회를 신고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철야농성을 하며 밤을 지새운 뒤 선고 생중계를 시청할 예정이다.
탄핵 찬성 측인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헌재에 ‘8대 0’ 만장일치 파면을 촉구하는 내용의 긴급 탄원서와 100만명 서명을 제출했다. 저녁에는 안국역 6번 출구 앞에서 ‘끝장대회’를 연 뒤 헌재까지 행진했다. 자유통일당 등 탄핵 반대 측도 종로구 수운회관 앞, 한남동 대통령관저 인근, 광화문 동화면세점 등 곳곳에서 릴레이 집회를 이어갔다. 이들은 안국역 5번 출구 앞에서 지난 1일부터 밤샘 집회를 이어간 바 있다.
선고 당일인 4일엔 한남동 대통령 관저 주변에서 탄핵 찬반 단체들의 대규모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자유통일당은 4일 오전 한남동으로 자리를 옮기고, 탄핵 찬성 측인 촛불행동도 같은 시각 한남동 관저 앞에서 집회를 연다. 경찰은 한남동 일대에 대규모 인원이 모일 것으로 보고 기동대를 대거 투입해 찬반 진영 간 충돌을 방지할 방침이다. 헌재 인근에서도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
경찰은 서울에 비상근무 중 두 번째 높은 단계인 을호비상을, 지방에는 그다음 높은 병호비상을 발령했다. 또 헌재 경내·외에 경찰 특공대와 경찰견을 투입해 폭발물을 탐지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지하철이 3호선 안국역을 무정차 통과하고, 전체 출구의 출입도 통제한다고 밝혔다. 4일 0시부터는 경력 100%를 동원할 수 있는 최고 경계령인 갑호비상을 전국에 발령해 경비를 한층 강화했다.
경찰은 헌재 주변 150m 이내를 ‘진공상태’로 만들어 철저히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광화문광장에서 인사동 거리까지 탄핵 찬반 집회 간 충돌을 막기 위해 거대한 완충 구역도 만들어졌다. 전국에서 동원한 기동대 210개 부대, 1만4000여명을 서울 도심에 집중 배치할 계획이다.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는 헌재 정문 앞을 찾아 경비 상황을 점검했다. 박 직무대리는 “불법행위에 무관용 원칙 등 엄정 대응하고 온라인상의 협박 테러 글에 대해서도 신속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신재희 김승연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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