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헌법재판관에 대한 신변 보호를 강화하기로 했다. 탄핵심판 선고일이 4월로 넘어가면서 탄핵 찬반 양측 진영은 이번 주 총력전에 나섰다.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31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헌법재판관 전원을 대상으로 전담 신변 보호를 하고 있다”며 “자택 안전관리도 112 순찰과 연계해 지속해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에서 유일하게 ‘인용’ 의견을 낸 정계선 재판관 집 앞에 모여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 직무대행은 헌재 주변 안전관리를 위해 배치한 경찰 기동대는 대원 피로도와 예산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또 “집회가 반복적 패턴으로 벌어지고 있고, 돌발적 양상을 고려해 인력을 효과적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현재 2시간 이내 출동할 수 있는 거리에 있는 기동대는 출퇴근 근무를 하고, 이보다 먼 거리에 있는 기동대에는 숙소를 제공하고 있다.
이 직무대행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천막당사 철거와 관련해 경찰 협조를 언급한 데 대해 “아직 공식적인 요청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도 관리 책임은 지방자치단체 소관이며, 물리적 충돌 방지를 위해 지자체 요청이 오면 경찰이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지연으로 찬반 양측은 막판 세몰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탄핵 찬성 측인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100만명을 목표로 ‘윤석열 즉각 파면 촉구’ 서명을 받아 헌재에 탄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31일 오후 4시 기준 서명자는 5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비상행동은 또 경찰, 헌재, 검찰, 윤 대통령을 겨냥해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분노의 대행진’에 돌입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비상행동 관계자는 “길어지는 헌재의 숙고에 시민사회는 불안에 떨고 있다”며 “헌법을 위반한 윤 대통령이 즉각 파면되도록 힘을 합칠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 반대 측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는 21일째 진행 중인 서울 종로구 안국역 앞 탄핵무효 철야 집회를 연장해 이번 주에도 진행키로 했다. 대국본 관계자는 “헌재 선고가 계속 미뤄진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 임기를 부당하게 줄이는 행태는 받아들일 수 없어 철야 집회를 연장했다”고 말했다.
신재희 윤예솔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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