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석방을 계기로 헌법재판소를 대상으로 한 여론전도 격화되고 있다. 헌재 홈페이지 게시판이 ‘반탄’(탄핵 반대) 여론으로 가득차자 더불어민주당은 지지자들에게 ‘찬탄’(탄핵 찬성) 의견을 적극 올려 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정치권이 탄핵심판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게시판 전쟁’을 부채질한다는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이연희 민주당 의원은 9일 “헌재 자유게시판이 미치광이들 글로 도배돼 재판관들을 협박하고 있다”며 “헌재가 헌법과 민주주의 최고 수호 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게 응원과 격려의 글을 함께 해주시면 좋겠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같은 당 박선원 의원도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지키고 회복하기 위해 혼신을 다하는 헌법재판관님들을 존경하며,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은 마음”이라면서 “혹시 친구 여러분들도 같은 생각이시라면 헌재 자유게시판 편의를 위해 아래 링크를 공유해 드린다”고 적었다. 이어 “따뜻한 성원의 말씀이 우리 사회를 회복시키는 울림을 만들어내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표 지지자 모임인 ‘재명이네 마을’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한 민주당 의원은 게시판에 “헌재 자게(자유게시판)가 극우들의 협박 글로 도배되고 있다”며 “도 넘은 국민의힘과 일부 극우 선동가들, 그들은 곧 나쁜 짓의 쓴맛을 보게 될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우리가 할 일은 없겠느냐”고 물었다.
실제 윤 대통령 석방 이후 헌재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사기 탄핵 즉시 각하’ ‘즉각 탄핵’ 등 탄핵 찬반 의견이 담긴 게시글이 세력 경쟁하듯 올라오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사회가 둘로 쪼개진 상황에서 정당이 국민 갈등을 조장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자성도 나왔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당 차원이나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밝히고, 국민에게 동조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가뜩이나 폭발하기 직전인 인터넷 게시판에 찾아가 반대쪽 의견을 내달라고 하는 것은 갈등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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