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김성훈(사진) 대통령경호처 차장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영장심의위원회 의결이 나왔다. 앞서 경찰의 영장 신청을 세 차례 반려했던 검찰은 심의위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이 조만간 4번째 구속영장을 신청하면 검찰이 법원에 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고검 영장심의위는 6일 김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의결했다. 오후 2시부터 4시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 외부 전문가 위원 9명 중 6명이 영장 청구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차장 등은 지난 1월 경호처 직원을 동원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세 차례에 걸쳐 김 차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달 24일 영장심의위 소집을 신청했다.
심의위원들은 김 차장 등에게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경찰 주장이 타당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김 차장이 대통령실 비화폰 서버 관리자에게 통화기록을 삭제하도록 하고, 영장 집행 저지를 따르지 않은 경호처 직원을 인사 조치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기 위해 김 차장 신병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계엄 사태 핵심 인물들이 사용한 비화폰 서버를 경호처가 보관하고 있는데, 김 차장 등이 압수수색을 허가하지 않아 서버 기록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검찰은 윤 대통령이 이미 공수처에 의해 체포돼 김 차장 등이 증거를 인멸하거나 범행을 되풀이할 우려가 적다는 의견을 냈다. 김 차장이 경호 규정에 따라 대통령 신변을 보호하도록 지시한 것이 직권남용인지 불분명하다는 견해도 제시했다.
이번 결정으로 경호처 수사를 둘러싼 검찰과 경찰 간 갈등이 일단락될 것으로 관측된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2021년 영장심의위가 설치된 후 총 16건 심의가 열렸는데 심의위가 경찰 손을 들어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검찰 관계자는 “심의 결과를 존중하며 관련 후속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조만간 4번째 구속영장을 신청하면 검찰이 청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에서 구속영장을 발부할 경우 그간 영장을 반려해 온 검찰에 대한 비판론이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될 수도 있다.
김재환 기자 j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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