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전반의 ‘채용 한파’ 분위기와 대조적으로 방산 업계가 인력 수혈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방산 업종 호황으로 국내 관련 기업들의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인력 수요도 덩달아 늘었기 때문이다. 방산 업계는 국내외 인재를 가리지 않고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26일부터 오는 16일까지 1분기 경력사원 공개채용을 진행한다. 연구·개발, 사업·전략, 인사 등 직군의 전체 채용 규모는 세자릿수에 달한다. 지난 1월에는 2021년 이후 4년 만에 ‘글로벌 신입(해외 대학 유학생)’ 채용을 재개하기도 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달 7일 올해 신임 팀장으로 임명된 직원들을 대상으로 외부 인사 전문가를 초빙해 ‘MZ세대 채용을 위한 팀장의 노력’을 주제로 한 강의를 열었다. 개별 기업이 젊은 직원 확보를 위해 갖춰야 할 태도를 교육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해외 인재 수급의 기틀을 닦는 중이다. 회사는 지난달 28일 인도네시아의 인력양성·송출 기업인 PT PDS와 ‘KAI 협력사 항공 전문인력 양성 및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PT PDS는 인도네시아 국영 항공우주 기업 PT DI 등과 협업해 항공우주 특화 아카데미를 만들고 전문인력을 양성해 KAI에 공급할 계획이다. 앞서 KAI는 지난해 5월 베트남과 외국인 전문인력 취업 비자와 연계한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6차례의 정기·수시 채용을 진행했고, LIG넥스원 직원 수는 2021년 말 3263명에서 지난해 9월 기준 4749명으로 45%(1486명) 증가했다.
이는 업계 전반의 고용 한파와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 대졸 신규 채용 계획’에 따르면 매출액 500대 기업 가운데 61.1%는 올해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이 없거나 미정이라고 답했다. 시장 상황이 나쁜 건설(75.0%), 석유화학제품(73.9%), 금속(66.7%), 식료품(63.7%) 순으로 채용 계획이 미정이거나 없는 기업의 비중이 컸다.
반면 업황이 좋은 방산 업계는 인재의 원활한 수급이 절실하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에 따르면 2023년 한국 방산기업들의 방산 부문 영업이익은 1조8629억원으로 전년(1조517억원) 대비 77.1%, 4년 전(4875억원) 대비 약 4배 늘었다. 방산 업계 관계자는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양적으로 많은 인재가 필요해졌다”며 “글로벌 방산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있어 분야별 최고 인재 확보는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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