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동(사진) 주미대사가 26일(현지시간) 한·미 양국이 앞으로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한반도 비핵화’ 대신 ‘북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쓰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조 대사는 이날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미국 행정부에서는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비핵화 표현이 혼용된 측면이 있었는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 미국 측과 협의를 통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선 북한 비핵화를 일관되게 사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미·일 정상회담과 한·미·일 외교장관회의 등에서도 북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썼는데, 한·미 양국의 합의가 배경이 됐다고 조 대사는 전했다.
한반도 비핵화는 북핵뿐 아니라 한국의 잠재적 핵무기 보유나 배치까지 배제하는 포괄적 의미인 반면 북한 비핵화는 현존하는 북한의 핵 폐기를 강조하는 표현으로 인식된다.
조 대사는 “아직 출범 초기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중동과 우크라이나 같은 시급한 현안에 우선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대북 정책과 동맹 안보협력 등 우리와 밀접히 관련된 정책 방향도 앞으로 구체적인 윤곽을 갖춰나갈 것”이라며 “정부도 미국 측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확장억제와 연합 방위태세 강화, 한·미·일 협력 등 한·미 양국이 그동안 이룬 성과가 계속 발전되도록 저변의 노력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안보협력을 위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조만간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을 순방하는 일정을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과 관련해선 “정부는 변화와 불확실성으로 인한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하면서 새로운 기회 요인을 최대한 살리려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조선업, 원자력과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협력을 거론했다.
조 대사는 “조선 협력의 경우 최근 국가안보회의(NSC) 내에 해양 전략을 담당하는 조직이 신설됐고 의회에서 해군 함정에 예외적으로 동맹국 조선소의 건조를 허용하는 법안도 발의됐다”며 “좋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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