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후 국방부 국회협력단 사무실에서 자료가 반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됐다. 국회협력단 관계자들이 사무실에서 종이가방 4개를 들고나오는 장면이 국회 CCTV에 담긴 것이다. 계엄 당시 국회협력단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수사 중인 검찰은 증거인멸 시도가 있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국민일보가 25일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확보한 출입 기록과 CCTV 자료에 따르면 국회협력단 관계자 2명은 지난해 12월 5일 오전 9시24분쯤 국회 본관 1층에 있는 국회협력단 사무실로 들어갔다. 이들은 오전 9시44분쯤 각각 양손에 종이가방 2개를 들고 사무실을 나섰다. 들어갈 때와 달리 내용물로 가득 찬 종이가방을 들고 있었다.
이들이 출입한 시점은 국회사무처에 의해 국회협력단 사무실이 폐쇄된 뒤였다. 양재응 국회협력단장(준장)도 사무실을 드나든 기록이 확인됐다. 양 준장은 지난해 12월 4일 오후 9시27분쯤 사무실에 들어가 3분간 머무른 뒤 퇴실했다.
정치권에선 국회협력단이 계엄군에 협조한 정황을 은폐하려 한 것은 아닌지 의심한다. 양 준장은 지난 21일 국회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앞으로 당분간 들어오지 못하겠다는 생각에 TV와 전열 기구를 끄고 사무실을 확인한 것”이라며 “제 책상 위에 있는 플라스틱 빗과 머리에 바르는 헤어젤을 주머니에 넣고 나왔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계엄 당시 국회협력단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수사하고 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지난 19일 양 준장의 국방부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20일 국회협력단 사무실 압수수색 과정에선 출입 내역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엄군에 ‘국회협력단 협조를 구하라’고 지시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계엄 선포 하루 전 국회협력단을 방문해 장시간 체류한 모습이 CCTV에 담겼다. 검찰은 계엄 전후 출입 내역을 분석하며 국회협력단을 출입한 군 인사가 누구인지,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특수본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을 모두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재환 박재현 기자 j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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