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7대 기술주인 매그니피센트7(Magnificent7·M7)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투자자들이 대안 투자처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등장으로 중국 기술주에 대한 기대가 커졌고, AI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투자처를 다변화하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퍼진 영향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20% 가까이 오른 홍콩항셍지수(HSI)를 이끈 중국의 대형 기술주 10개를 뜻하는 ‘테리픽10(Terrific10·T10)’이라는 용어가 생겨났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9일(현지시간) 글로벌 자산운용사 위즈덤트리의 글을 인용해 T10이 M7 성과를 압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T10에는 알리바바와 텐센트 BYD 샤오미 메이투안 SMIC 지리자동차 바이두 넷이즈 징동닷컴이 포함돼 있다. 이들 기업 주가는 올해만 20~90% 급등했다. 메타(14.07%)와 엔비디아(-2.81%) 마이크로소프트(-2.48%) 테슬라(-10.94%) 등 M7 기업의 연초 이후 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돈다.
M7의 주도력에 대한 의심이 주가에 반영된 결과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M7은 이제 인터넷 필수소비재처럼 인식되고 있다. 필수소비재가 되는 순간 밸류에이션 상승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등장이 중국에 대한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는 분석도 있다. AI 응용 능력이 확인된 만큼 새로운 사업이 생겨나고, 기존 산업의 생산성도 향상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져 투자자들이 중국으로 눈을 돌리게 했다는 분석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7일 민영기업 좌담회에서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등 주요 기술기업인 불러 모은 만큼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지원이 있을 것이란 시장의 기대도 반영됐다.
다만 M7의 대안 투자처도 중국이 아닌 미국에서 찾아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AI 발전 속도와 소비 시장 측면에서 미국이 중국을 앞서고 있어서다. 미국 AI 인프라 기업의 주가 상승은 여전하므로 관련 기업에 투자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증권가 추천을 받은 전력 생산 기업 컨스텔레이션 에너지와 NRG 에너지는 올해 각각 17.25%, 14.24% 상승했다.
이 밖에 미국 내 휴머노이드와 소프트웨어, 자율주행, 천연가스 수출 관련 기업 등 더 성장 가능성이 큰 산업이 M7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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