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직후 투자가 몰렸던 암호화폐 시장의 조정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에 북한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해커의 공격이 발생하면서 투자 심리가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24일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17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46% 하락한 1억3929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한 달 전보다 11.36% 하락한 수치다.
암호화폐 가격은 지난해 11월 6일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연일 치솟으며 지난달 29일 1억5886만원으로 최고치를 찍고 이달 들어 하락 추세로 돌아섰다. ‘관세 전쟁’ 본격화로 금 등 안전자산으로 투자금이 몰려간 영향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21일(현지시간) 전 세계 2위 규모의 거래소 미국 바이비트에 북한의 해킹 그룹인 라자루스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15억 달러 규모의 이더리움 유출 사건이 발생하는 등 악재가 겹쳤다. 미 암호화폐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바이비트에서 해킹이 발생한 직후 40억 달러가량의 뱅크런이 발생했다고 한다. 해킹 사건의 여파는 국내에도 전해졌다. 해킹 발생 이후 암호화폐 거래량이 급감한 것이다. 비트코인 거래량은 업비트에서 21일 1820.41BTC에서 다음 날 701.50BTC로 줄었고, 이더리움은 5만4228ETH에서 2만4281ETH로 감소했다.
정민교 프레스토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은 현재 자연스러운 조정을 거치는 과정으로 보인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 거시 경제적 변수들이 위험자산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며 하락세를 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또 10만 달러 부근까지 반등을 시도하던 중 바이비트 해킹 이슈가 불거지며 다시 하락했고, 이로 인해 다시 가격이 하락했지만 사건 규모에 비해 충격은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거래소에서 해킹 이슈가 발생하면서 불안해하는 투자자들이 많은데, 거래소들은 고객 자산의 80% 이상을 콜드월렛(온라인에 연결되지 않은 오프라인 지갑)에 보관하고 있고 또 은행 등에 예치하고 있어 해킹으로 인한 피해 위험은 적다”고 안내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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