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시작으로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미국배우조합상(SAG) 시상식, 아카데미 시상식 등 굵직한 영화 행사들이 잇달아 열린다. 각종 시상식에서 주목받은 작품들이 연초부터 국내 관객들을 찾아온다. 추운 겨울 가슴을 뜨겁게 하는 명작들을 극장에서 만나보는 건 어떨까.
지난해 선댄스 영화제 각본상을 비롯해 올해 골든글로브와 크리틱스 초이스 등 해외 영화제에서 잇달아 수상과 노미네이트를 이어가고 있는 ‘리얼 페인’이 오는 15일 국내 개봉한다. ‘리얼 페인’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두 사촌 데이비드(제시 아이젠버그)와 벤지(키에란 컬킨)가 할머니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떠난 폴란드 여행에서 겪게 되는 웃음과 감동을 담은 영화다.
제77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 여우주연상(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조 샐다나·셀레나 고메즈·아드리안나 파즈), 사운드트랙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은 ‘에밀리아 페레즈’는 다음 달 한국에서 볼 수 있다. 영화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수장이 아무도 모르게 여자로 다시 태어나 인생 2막을 시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선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 뮤지컬 코미디 부문 최고 작품상을 포함해 여우조연상, 비영어권 작품상, 주제가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감독인 자크 오디아르가 연출을 맡았다.
다음 달 개봉을 확정한 ‘브루탈리스트’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영화 드라마 부문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전쟁의 상처와 흔적에서 영감을 받아 혁신적인 디자인을 창조해 낸 천재 건축가 라즐로 토즈의 이야기다.
감독을 맡은 브래디 코베는 지난해 제81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감독상인 은사자상을 수상한 데 이어 골든글로브 시상식까지 석권하며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제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 ‘피아니스트’(2003)에서 유대인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을 연기한 에드리언 브로디가 홀로코스트를 피해 미국으로 이주한 유대인 건축가 라슬로 토트 역을 맡은 점도 인상적이다.
ㅋ골든글로브 영화 드라마 부문 작품상, 남우주연상(티모테 샬라메), 남우조연상(에드워드 노튼) 총 3개 부문 후보에 오른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은 다음 달 26일 만날 수 있다. 대중음악 역사에서 가장 상징적인 싱어송라이터로 불리는 밥 딜런의 성공과 도전을 그려낸 작품으로 티모테 샬라메가 밥 딜런의 명곡들을 직접 불렀다.
연출은 ‘로건’, ‘포드 V 페라리’ 등을 만든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맡았다. ‘페인티드 베일’,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등을 통해 탁월한 연기를 선보인 에드워드 노튼과 ‘말레피센트’ 시리즈, ‘레이니 데이 인 뉴욕’ 등으로 국내 관객에게 알려진 엘 패닝 등이 출연한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음악상, 주제가상 부문 예비 후보로 지명된 A24의 ‘씽 씽’도 올 상반기 외화 기대작이다. ‘씽 씽’은 뉴욕의 한 교도소에 수감된 인물 디바인 G가 수감자 재활을 위한 연극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삶의 목적을 찾아가는 실화 기반 영화다. 실제 교도소의 예술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배우와 교도소 재소자들에게 연기를 가르쳤던 감독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사실적이고 뛰어난 완성도를 기대하게 한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영화 드라마 부문 작품상을 비롯해 6개 부문 후보에 지명된 ‘콘클라베’도 올 상반기 국내 개봉한다. 영화는 크리틱스 초이스 11개 부문,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BAFTA) 예비 후보 14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콘클라베’는 교황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비밀스러운 과정을 다뤘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2022)의 감독 에드워드 버거가 연출했고 랄프 파인즈, 스탠리 투치 등이 주연을 맡았다. 각본을 쓴 피터 스트로갠은 골든글로브 각본상 트로피를 가져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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