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사태로 매출 40% ↓… 정치권, 소상공인 안중에 없어”

Է:2024-12-30 03:40
ϱ
ũ

‘대목’ 기대 음식·유흥업종 직격탄
자영업자 연체율 9년반 만에 최고

29일 한국은행이 양부남 의원 등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3분기 자영업자 대출액은 1046조원으로, 이 중 원리금 상환이 되지 않은 금액은 18조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날 유동 인구가 거의 없는 서울 명동 거리 한 점포가 문을 닫은 채 비어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안산에서 40년째 고깃집을 운영하는 정모씨는 지난주 예약 취소 전화를 5번 받았다. 경기 불황 속 계엄 사태 이후 탄핵 정국 불안까지 겹치면서 송년회나 연말 모임 등이 줄줄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정씨는 “있는 모임도 취소하는 판에 새로 예약이 들어올 리 있느냐”며 “정치권에선 계엄 선포도 탄핵 소추도 ‘국민을 위해’라고 하는데 나 같은 소상공인은 전혀 안중에 없는 것 같다. 우리는 안정을 원하지 이런 걸 원하는 게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물가에 정치적 불안 등으로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이달 음식점 등의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한·KB·삼성·현대카드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4개사 합산 매출액은 28조2045억원이다. 통상 연말엔 매출액이 증가하지만 이달은 오히려 지난달 같은 기간(28조7997억원)보다 2.1% 감소했다.

특히 음식점과 유흥업종이 직격탄을 입었다. 삼성카드의 1~20일 일반음식점 매출은 전월보다 4.1% 감소했다. 음식점과 술집은 자영업 비중이 높다.

내수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서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과 연체율 증가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권 대출잔액은 역대 최대인 1064조4000억원이었다. 3분기 말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액도 18조1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 역시 역대 최대다.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은 1.7%로 2015년 1분기(2.05%)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자영업자들은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이 소비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키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10~12일 소상공인 16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8.4%가 계엄 사태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정씨도 “지난해 연말 대비 매출이 40% 줄었다”고 했다. 서울 강서구에서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서모씨는 “대출로 버티던 것도 한계를 느낀다”며 “장사를 접어야 하나 고민이 많은 요즘”이라고 호소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100을 밑돌면 비관적)로 지난달보다 12.3 포인트 급락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지수 역시 2022년 11월 이후 최저치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