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넷플릭스의 독주에 밀려 어려움을 겪는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다. 1조원 규모 전략펀드를 활용해 제작·기술 투자를 지원하고 전문 인력을 1만명 이상 양성하는 등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9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국내 주요 OTT사업자·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TV) 사업자와 만나 업계 현황과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정부는 영상 콘텐츠 유통 시장의 해외 자본 의존도가 극심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흥행하고 있지만, 정작 토종 OTT 업체는 광고 수입 감소·제작비 상승·구독자 감소라는 삼중고 하에서 경영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정부는 K-OTT 진흥을 위해 우선 넷플릭스에 버금가는 글로벌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관이 협력해 조성한 1조원 규모의 ‘K-콘텐츠·미디어 전략펀드’를 활용해 콘텐츠 제작 등을 지원하는 방안이 언급됐다. 또 전 세계에 유통되는 6억대 가량의 삼성·LG전자의 스마트 TV를 활용해 AI 더빙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경우 기존 자막 콘텐츠 대비 30배 이상 시청 효과가 기대된다.
AI를 활용해 제작 기간과 비용을 절감하려는 시도도 도입된다. 지난 70년간 확보한 300만 시간 분량의 방송영상을 AI 데이터로 구축하고, 기획·제작·전송·시청 전 작업 구간에 AI 기술을 적용하는 게 핵심이다. 산업 특성상 방대하게 투입될 수밖에 없는 노동력·인건비를 줄이려는 시도다. 그 외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인턴십 자리를 만들고, 퇴직 전문가를 초빙해 기술 멘토로 활용하는 등 지원을 통해 2027년까지 디지털미디어 인력 1만1000명을 양성하는 계획이 검토된다. 정부는 이 같은 정책을 추진해 현재 월 3200만명 수준인 K-OTT·FAST 글로벌 이용자를 2027년까지 1억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1위 사업자 넷플릭스에 밀려 고사 위기에 처한 국내 토종 OTT 업계는 정부 지원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2021~2023년 3년간 티빙·웨이브·왓챠는 합산 수천억원 규모의 누적 적자를 냈다. 특히 티빙은 지난 한 해에만 142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말 그대로 서비스를 제공할수록 손실을 보고 있는 구조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는 매년 1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냈다. 업계 관계자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도 흥행을 위해 해외 OTT에 방영권을 내줘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토종 플랫폼의 AI·디지털화를 적극 지원해 K-OTT와 FAST가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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