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성(25·사진)이 조용하다. 빅리그 진출을 위한 여정에 돌입한 지 2주 지났으나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미국 무대를 먼저 밟은 선배들 사례를 참고하면, 크리스마스 연휴 돌입 전인 다음 주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혜성은 지난 5일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공시를 하면서 MLB 30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기회를 얻었다. 협상 시한은 1개월로 내년 1월 4일까지다. 약 2주를 흘려보낸 김혜성에겐 앞으로 16일의 시간이 남아 있다. 이 안에 계약하지 못하면 미국 진출 도전은 좌절된다.
KBO리그에서 MLB에 진출한 선배들을 보면 협상할 여지는 남아 있다. 키움 히어로즈에서 한솥밥을 먹은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포스팅 후 열흘도 안 돼 대형 계약을 맺었다.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5일 포스팅 9일 만인 같은 달 14일 6년 1억1300만 달러(1640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반면, 키움에서 같이 뛴 김하성(29)은 포스팅 후 계약까지 25일 걸렸다. 2020년 12월 7일 포스팅 공시를 했고, 해를 넘겨 2021년 1월 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3900만 달러(566억원)에 4+1년 계약했다.
김혜성은 김하성처럼 장기전에 돌입한 모양새다. 연말 연휴 기간에 들어가는 크리스마스 전까지가 협상을 마무리할 적기다. 2루수 자원이 필요한 구단들에 ‘저렴한 몸값에 공·수·주를 두루 갖춘 한국 선수’라는 장점을 어필하면 충분히 계약을 끌어낼 수 있다.
다만 김혜성은 MLB 구단들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거물급 내야수들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와 있어 기다림이 더 길어질 수 있다. 3루수 알렉스 브레그먼을 비롯해 2루수 글레이버 토레스도 구단들과 협상 중이다. 김하성마저 FA 시장에 나와 있다. 김하성은 2루수만 볼 수 있는 김혜성과 달리 유격수뿐 아니라 2·3루수도 소화할 수 있다. 김하성은 MLB에서 4년간 꾸준한 성과를 냈다. 부상 회복이 변수긴 해도 김하성의 목적지 결정 뒤 김혜성에게 기회가 주어질 수 있는 조건인 셈이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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