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는 한 나라의 역사·문화·권력의 중심지다. 프랑스 파리나 영국 런던처럼 고대부터 중요한 역할을 했던 수도도 있지만,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는 현대 들어 허허벌판에 세워진 신도시다. 책은 오늘날의 수도뿐만 아니라 과거의 수도까지, 각양각색의 수도 30개의 이야기를 통해 세계사를 입체적으로 풀어낸다.
캐나다는 토론토나 몬트리올이 아닌 작은 도시 오타와를 수도로 결정했다. 프랑스어권과 영어권 도시들의 경쟁으로 200번 넘는 투표 끝에 완충지대인 작은 도시를 선택한 것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입법, 행정, 사법의 수도가 각각 존재한다. 여러 연방이 합쳐 만들어진 나라의 특성이 나타난다. 중세 카스티야 왕국과 아라곤 왕국의 연합으로 탄생한 스페인은 지금도 카스티야의 수도인 마드리드와 아라곤의 수도인 바르셀로나가 경쟁하고 있다.
언어학자인 저자는 지명의 어원에 담긴 흥미로운 이야기도 전한다. 스위스 베른, 독일 베를린의 지명은 곰을 의미하는 게르만어 ‘베르(ber)’에서 유래했다. 지금도 도시의 문장에는 곰 상징물이 들어 있다. 파리는 켈트족 신화에 나오는 ‘마법의 솥단지’, 폴란드 바르샤바는 ‘사바’라는 인어의 이름에서 나왔다.
맹경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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