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서동형(33·사진)씨는 2022년 수박과 단감 등을 재배하는 농장 ‘어그리몬’을 차렸다. 이전까지 방송사에서 일했던 서씨는 자신이 보유한 디자인·사진 촬영 기술을 토대로 온라인 홍보와 판로 개척에 도전했다. 다양한 온라인 판매 플랫폼을 통해 첫해 500만원이던 매출은 올해 4000만원으로 뛰어올랐다.
지난 16일 대전 호텔ICC에서 열린 ‘농업·농촌·농산업의 미래, 청년 소통의 장’ 행사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청년농 영농 정착 지원사업 분야)을 수상한 서씨는 “다양한 영농 기술을 개발하고 소비자 직거래 판로도 개척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농업에 도전하는 청년 농업인(청년농)들이 농촌과 농산업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 청년농은 소멸 위기에 놓인 농촌의 빈집을 호텔로 탈바꿈시키고, 스마트·인공지능(AI) 기술을 농사에 접목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선 우수 청년농 사례 11건을 대상으로 국무총리상(1건)과 장관 표창(10건)이 수여됐다.
전북 김제시 청년농 6명으로 구성된 ‘팀 빠머’는 ‘우수 팀 프로젝트’ 분야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들은 2021년 지역사회 활성화와 농업 발전을 목표로 뭉쳤다. 감자재배 하우스에 환경 센서를 설치해 빛과 온·습도 등 내부 정보를 수집하고, 최적의 재배 환경을 예측해 감자 생산량을 기존보다 15% 늘릴 수 있는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농가들이 적은 비용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온실 모니터링 프로그램 확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농촌발전유공 국무총리상(농촌융복합산업 육성 분야)을 수상한 김근화 프레쉬벨 대표는 경북 경산시에서 도라지·배 등으로 어린이용 착즙 주스를 생산·판매하는 농업회사법인을 운영 중이다. 김 대표는 340여곳 지역 농가와 계약 재배를 체결하고,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지역 농산물을 사들인 점 등이 높게 평가됐다.
청년농들은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규제 완화, 지원 확대 등 다양한 건의를 쏟아냈다. 한 청년농은 “영농 도전 시 농지와 시설 확보 자금을 정부에서 융자해 주고 있지만, 소득이 3700만원을 넘으면 지원을 받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년농은 “정부의 스마트팜 창업 지원에도 여전히 진입 장벽이 높게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송 장관은 “내년부터 자금 융자의 소득 요건을 폐지할 계획”이라며 “청년들이 장기 임대할 수 있는 스마트팜을 2027년까지 전국에 15곳 설치하고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답변했다.
세종=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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