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적인 관절 부하나 강한 충격 땐
연골과 바로 밑의 뼈 손상·분리 위험
증상 방치해 진단·치료 늦어지면
만성 관절 통증·관절 운동 범위 감소
스키· 스노보드 마니아 특히 주의를
연골과 바로 밑의 뼈 손상·분리 위험
증상 방치해 진단·치료 늦어지면
만성 관절 통증·관절 운동 범위 감소
스키· 스노보드 마니아 특히 주의를

운동 마니아인 한모(24)씨는 평소 농구를 즐겨한다. 또 겨울이면 거의 매일 스키장에서 산다. 그런데 지난해 어느 날부터 무릎에 불편감과 통증이 느껴졌다. 무릎이 부어오르더니 펴고 구부리기 어려워졌다. 병원 진단 결과는 ‘박리성 골연골염’. 한씨는 수술 후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14세 K군은 근래 축구 경기 중 급격한 방향 전환과 점프 동작 후 무릎 통증을 경험했다. 처음엔 약국에서 파스를 사서 붙이는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으나 뒤늦게 한씨와 같은 박리성 골연골염 진단을 받았다. K군은 현재 무릎 깁스를 한 상태다.
박리성 골연골염은 이처럼 격한 운동과 활동을 즐기는 10·20대 젊은 층이 경계해야 할 관절 질환이다. 요즘 같은 겨울 스포츠 시즌엔 스키와 스노보드 마니아들이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이 질환은 조기 진단 시 비수술적 치료로 불편감이나 후유증 없이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을 방치해 진단이 늦어지면 만성적인 관절 통증, 관절 운동 범위 감소를 겪고 이른 나이에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크다.
남성 환자 절반 가까이가 10·20대
무릎이나 팔꿈치, 발목 등의 관절에 반복적인 부하나 강한 충격이 가해지면 연골과 바로 밑의 뼈가 손상·분리되는 증상인 박리성 골연골염이 발생하기에 십상이다. 관절에 큰 부하를 주는 스포츠 활동과 연관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강도 운동과 관절별 연관성은 무릎이 55~60%, 팔꿈치는 84%, 발목은 67.4%로 보고돼 있다.
착지, 점프 같은 강한 충격을 주고 급격한 방향 전환 동작이 반복되는 운동을 자주 하는 경우 무릎과 발목에 박리성 골연골염이 잘 발생한다. 축구나 미식축구, 농구, 체조, 스키, 파쿠르(건물·자동차 등을 뛰어넘는 스포츠) 등이 해당한다.
야구같이 반복적인 머리 위 투구가 많거나 체조처럼 팔에 반복적인 체중을 실어주는 동작이 잦은 운동은 팔꿈치에 해당 질환이 발생하기 쉽다. 극심한 비만이면 팔꿈치와 발목에, 중간 정도 비만은 무릎에 박리성 골연골염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정형외과 전문의인 강승백 강남베드로병원 무릎관절센터장은 16일 “관절에 반복적인 부하나 미세한 외상이 연골 아래 뼈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에 문제를 일으켜서 혈류 공급 장애로 인한 괴사로 질환이 발생하는 거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리성 골연골염 환자의 상당수는 10·20대 남성이 차지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5년간 통계를 보면 연평균 7700명가량이 해당 질환으로 진료받았다. 남성이 여성보다 약 1.3배 많았다. 남성의 경우 10대가 25%, 20대가 21% 순으로 두 연령대 비율이 절반에 가까웠다.
반면 여성은 50·60대가 50%를 차지했고 10·20대는 23%였다. 남성과 여성의 발병 양상이 다름을 보여준다. 강 전문의는 “격한 운동을 즐기는 젊은 남성에서 발병이 많을 수밖에 없고 중년 여성의 경우 스포츠 활동보다는 집안일 등으로 무릎에 가해지는 반복적인 하중이 연골판 파열을 일으키거나 갱년기 복부 비만, 과체중이 무릎 주변 근육 약화로 이어져 작은 충격에도 노화된 연골판이 쉽게 파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골판이 파열되면 통증과 관절 내 이물감이 따르고 떨어져 나온 조각들은 관절 내를 떠도는 유리체가 된다. 그러다 관절 사이에 끼면 관절을 펴거나 구부리지 못하게 되는 ‘잠김(locking)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관절의 마모가 급속히 일어나 30·40대에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될 수 있다.
청소년, 운동선수 조기 치료 중요
이러한 질환 악화 상황을 막으려면 이상 증상을 빠르게 인지해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활동성이 큰 성장기 청소년과 운동선수들은 증상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계속 운동할 수 있는 만큼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질환을 제대로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릎이 찌릿한 느낌, 무릎 부위에서 ‘퍽’하는 느낌, 무릎을 굽혔다 펼 때 뭔가 잠긴 듯한 느낌, 관절 주변에 부종이나 누르면 아픈 압통이 지속되면 박리성 골연골염을 의심하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해당 증상들은 운동을 많이 한 후 발생하는 소위 ‘과사용 증후군’과 매우 비슷해 그냥 쉬면 낫는다고 쉽게 생각할 수 있다.
성장판이 열려있는 어린 환자들은 손상된 연골이 분리되지 않고 안정적인 경우라면 비수술 치료를 우선한다. 활동을 줄이고 운동을 삼가면 통증과 부기 등 증상이 좋아지고 2~3개월 보존적 치료로 대부분 자연 치유된다. 필요할 때 목발 사용, 부목 또는 보조기 착용도 도움 된다.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이준규 교수는 “성장판이 닫힌 성인들은 병변이 안정적이라 할지라도 자연 치유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수술은 환자 상태에 따라 병변에 구멍을 뚫어 치유를 촉진하거나 핀·나사로 병변을 제자리에 고정하거나 관절면이 아닌 곳에서 연골을 떼어와 손상 부위에 이식하는 방법이 있다. 강 전문의는 “박리성 골연골염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갑작스러운 고강도 운동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평일에 운동을 전혀 안 하다가 주말에 몰아서 하는 ‘위크엔드워리어(weekend warriors)’ 운동 유형은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축구, 농구 등을 즐긴다면 1주일에 2~3회 꾸준한 근력 강화 운동이 권고된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