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을 하루 앞둔 13일 저녁에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여의대로는 촛불을 든 시민들로 가득 찼다. 시민들은 ‘윤석열을 탄핵하라’ ‘국민의힘 해체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탄핵소추안이 가결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에는 최대 규모의 시민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13일 오후 6시 열린 탄핵 촛불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약 15만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집회 시작 한 시간 전에 도착했다는 전윤서씨(23)는 “내일은 일정이 있어 대신 오늘 왔다”며 “내일 탄핵안이 가결돼서 다음 주에는 또 찾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엄미정(43)씨는 딸 홍채연(10)양과 함께 집회 현장을 찾았다. 엄씨는 “집에 있어 봐야 상황이 바뀌는 게 없을 것 같아 나왔다”며 “딸도 나중에 교과서를 통해 배우게 될 역사적 순간인데 직접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밤 여의도의 체감온도는 영하로 추운 날씨였다. 국회의사당역 5번 출구 앞에서 시위 참여자들에게 핫팩을 나눠주던 한 시민은 “오늘 준비한 핫팩이 1만2000개 정도 된다”며 “날씨가 추운데 할 수 있는 게 이것 뿐이라 생각해 나왔다. 내일도 핫팩을 들고 나와 나눠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14일 아침 최저기온은 -10~1도, 낮 최고기온은 2~8도로 예보됐다.
이날 국회 주변 식당이나 카페에는 지난 7일에 이어 ‘선결제 나눔’이 이어졌다. 선결제 나눔은 후원자가 특정 매장에 미리 결제를 해두면 시위 참여자가 후원품을 받아가는 방식으로 새로운 시위 문화로 자리 잡았다. 웹사이트 ‘촛불집회 가이드’에 따르면, 13일 저녁 기준으로 1만9392건의 선결제와 후원이 이뤄졌다.
새로운 시위 문화와 더불어 관련 웹사이트도 인기다. 웹사이트 ‘시위도 밥먹고’는 집회 장소 인근에 있는 선결제 매장의 위치를 제공한다. ‘촛불집회 가이드’에는 서울 여의도 인근 화장실 위치와 주차장, 쉼터 등이 보기 쉽게 정리돼 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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