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송 : ‘주 예수 이름 높이어’ 36장(통36)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마가복음 1장 1절
말씀 : 마가복음의 기록을 살펴보려 합니다. 유대인 독자를 대상으로 기록된 마태복음과 달리 마가복음은 로마인, 즉 이방인을 대상으로 한 복음서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태복음이 아브라함과 다윗 같은 구약 인물로부터 시작해 예수님까지 이어지는 계보를 다루었지만, 마가복음은 창조주 하나님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첫 구절에서 마가는 이렇게 선언합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이라.”
마가복음은 성경 66권 중 역사상 가장 많이 번역된 책입니다. 이는 가장 짧은 복음서일 뿐 아니라 이스라엘의 역사와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이방인 독자를 배려한 보편적 복음서이기 때문입니다. 1980~90년대에 서파푸아(West Papua) 지역 모스꼬나(Moskona) 종족을 위한 신약성경 번역 사역에 참여했을 때 맨 처음 번역한 책도 바로 마가복음이었습니다.
마가는 유대 문화를 배려한 마태와 달리 로마제국의 독자에게 더 친숙한 언어와 개념을 사용했습니다. 복음서 곳곳에서 라틴어 단어가 등장하는데 시위병(speculator) 주발(sextarius) 고드란트(quadrans) 채찍질(flagellare) 브라이도리온(praetorium) 백부장(centurio) 등이 그 예입니다. 이처럼 문화를 초월해 독자에게 다가가는 방식은 인간이 되신 성자 그리스도의 성육신이야말로 그 절정임을 보여줍니다.
역사적 교회는 4복음서를 요한계시록 4장 7절에 등장하는 네 생물인 사자 송아지 사람 독수리로 비유했으며 이는 유럽 여러 성당의 조각으로 표현됐습니다. 마가복음은 ‘송아지 복음서’로 비유되는데 이는 하나님의 어린 양으로서 세상에 오신 예수님이 섬김의 종이 되신 이미지를 잘 담고 있습니다. 마태복음이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을 통해 예수님의 족보를 강조했다면 마가복음은 종으로 오신 메시아에 더 초점을 맞춥니다.
엄격한 신분 사회와 부, 권력을 숭상하던 로마제국의 시민들에게 족보는 무의미했을 것입니다. 당시 로마제국에는 힌두교와 유사한 윤회관이 팽배해 노예는 전생의 죄에 대한 정당한 형벌을 받는 자들로 여겼습니다. 그러므로 로마제국은 갈릴리 출신의 예수라는 인물에 의해 일어난 이름 모를 종교를 조롱하고 핍박했습니다. 하지만 마가는 로마제국의 문화적 편견 속에서도 섬김과 희생의 메시지를 전하며 메시아의 놀라운 은혜를 선포했습니다.
예수님은 섬김을 받으러 오신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셨습니다. 로마제국의 가치관과는 반대로 그분은 십자가에서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심으로 세상을 구원하셨습니다. 우리는 그분의 놀라운 은혜에 감격하며 복음을 누리고 나누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이번 성탄절은 왕이신 주께서 종으로 오신 신비를 묵상하며 그 은혜를 이웃에게 나누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기도 : 왕이신 주께서 종이 되어 섬기심으로 세상을 구원하신 놀라운 은혜를 찬양합니다. 그 증인 된 우리의 언행을 통해 온 세상에 복음이 전파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정민영 은퇴 선교사(전 국제위클리프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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