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사태에 대해 법원은 4일 “국민 인권보장의 최후 보루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선 법원은 이날 재판이 예정대로 진행되는 등 혼란 없이 정상 가동됐다.
조희대(사진) 대법원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관련해 “차후에 어떤 절차를 거쳤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법 위반이) 사실이면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라는 질문에 “나중에 다시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조 대법원장은 “어려운 때일수록 사법부는 본연의 임무를 더 확실하게 하겠다”며 “사법부 본연의 역할이 재판을 통해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는 일이기 때문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께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전날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후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해 계엄 관련 규정과 판례, 효력의 적법성 등을 논의했다. 계엄이 해제된 후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뒤늦게나마 헌법 절차에 따라 계엄이 해제된 데 대해 국민과 함께 안도하는 바”라며 “사법부는 추호의 흔들림 없이 국민 자유와 권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도 “헌재 업무는 흔들림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문형배 헌재소장 직무대행은 “계엄의 위헌성에 대해 헌재도 회의를 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문 대행은 “정국이 혼란스러울수록 헌법이 작동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비상 상황에 신중하게, 그러나 민첩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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