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최고 실력자로 떠오르면서 머스크의 라이벌들이 공격 표적이 될까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머스크의 공격 가능성에 가장 노심초사하는 인물이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CEO 샘 올트먼이라고 전했다. 머스크는 오픈AI 창립 당시 공동 투자자였지만 지금은 오픈AI가 챗GP T의 오픈 소스 공개와 비영리 임무 지속 약속을 저버렸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일 정도로 올트먼과 적대 관계에 있다.
2015년 올트먼을 비롯해 링크트인 공동 창업자 리드 호프먼, 피터 틸 클래리엄캐피털 대표 등과 함께 인류 발전에 도움을 주는 범용 인공지능(AGI)을 개발하자는 사명으로 오픈AI 설립에 참여한 머스크는 올트먼 등이 영리 활동에 나서며 자신을 속였다고 주장한다.
머스크는 2018년 오픈AI 이사직을 사임하고 투자 지분도 모두 처분했으며, 지난해 7월엔 AI 스타트업 xAI를 설립해 올트먼의 챗GPT에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지난 10월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진행자와의 인터뷰에선 “나는 올트먼을 신뢰하지 않는다.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AI를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 통제하도록 해선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선 직전 올트먼이 xAI의 챗봇 서비스 ‘그록’이 트럼프보다 카멀라 해리스가 더 나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답한 대화를 캡처해 소셜미디어에 올리자 머스크는 “그록이 트럼프와 해리스를 각각 언급한 답을 내놨는데 올트먼이 왜곡한 것”이라며 “사기꾼 샘이 돌아왔다”고 반격했다.
트럼프 일가와 가까운 한 인사는 W SJ에 “머스크와 대립각을 세웠다는 점 때문에 올트먼은 트럼프 진영에서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인물)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올트먼뿐 아니라 머스크의 각종 기업활동 및 정치적 발언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창업자 등도 잠재적 공격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테슬라의 미국 내 자율주행 상용화 전략에 가장 크게 반대하며 정부 규제에 동참했던 포드·제너럴모터스(GM) 등 자동차 기업들도 머스크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WSJ는 소개했다.
WSJ는 “트럼프 대선 자금으로 2억 달러를 쏟아붓고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엑스에서 ‘내가 바로 대통령의 제일 친한 친구’라고 표현할 정도로 머스크는 차기 행정부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인물”이라며 “누가 봐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인 그의 ‘그림자 대통령(shadow president)’ 행보에 그와 라이벌 관계인 기업인과 기업들은 트럼프 측에 직접 줄을 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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