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을 비롯한 생명보험사 9곳이 기존 보험 만기 전 유사한 다른 보험으로 갈아타게 하는 ‘부당승환(보험 갈아타기)’을 하다 금융 당국에 적발됐다. 금융 당국은 이들 생보사에 44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2일 금융감독원 제재 공시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 25일 삼성생명과 미래에셋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 등 생보사 9곳에 44억6000여만원에 달하는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이들 생보사는 방카슈랑스(은행 내 보험 판매)로 409건의 보험 계약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피보험자의 기존 보험 상품을 부당하게 소멸시키는 부당승환을 저질렀다.
부당승환은 설계사가 판매수수료를 얻기 위해 소비자를 속여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 않고 기존 보험의 만기 전 다른 보험으로 갈아타게 하는 판매행위를 말한다. 보험업법 제97조에 따르면 새로운 보험을 청약하는 과정에서 전후 6개월 이내 소멸된 기존 계약이 있다면 부당승환으로 본다. 피보험자에 기존 보험과 새로운 계약 간 차이점을 비교·안내하면 괜찮지만, 이번에 적발된 생보사들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가장 많은 과징금을 부과 받은 생보사는 총 114건의 부당승환 사실이 드러난 삼성생명이었다. 20억21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이어 미래에셋생명 9억2600만원(34건), 한화생명 7억6600만원(98건), 동양생명 3억6600만원(87건)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 신한라이프, iM라이프, 흥국생명, ABL생명, 푸본현대생명도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됐다.
한편 삼성생명은 부당승환과 별개로 펀드 등 금융상품을 불완전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 기관주의와 임직원 5명에 대해 감봉·주의적경고·견책 제재도 받았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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